"SK 수비 때문에 졌어".
NC 김경문 감독은 11일 마산 SK전을 앞두고 "어제(10일) SK전은 수비 때문에 졌다. 상대팀 선수이지만 수비가 아주 좋더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SK 유격수 김성현(28)을 두고서 칭찬한 것이다. 김성현은 메이저리거 부럽지 않은 수비로 SK의 1점차 승리를 지켰다.
4회 무사 1루에서 김종호의 강습 타구를 백핸드로 재빨리 캐치한 뒤 6-4-3 병살을 솎아냈다. 이어 9회 선두 김종호의 중견수 앞 빠지는 타구를 건진 뒤 스텝을 밟지 않고 정확하게 1루로 송구해 발 빠른 김종호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아웃시켰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11일 마산 NC전에서는 전혀 다른 김성현이 되어있었다. 2개의 실책을 남발하며 SK 패배를 야기한 것이다. 전날 SK 승리의 숨은 주역이었던 김성현이 하루만에 역전이 되어버린 것이다. 롤러코스터 수비로 SK를 들었다 놨다.
3회 1사 1·2루에서 김성현의 예기치 못한 실책이 나왔다. 김종호의 정면으로 향한 강습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하고 빠뜨렸다. 이 타구는 내야안타 처리. 그러나 뒤로 빠진 공을 잡고 2루로 송구한 것이 2루수 박계현의 키를 넘어 1루 NC 덕아웃으로 향했다. 그 사이 2루 주자 김종호가 3루를 지나 홈으로 들어와 첫 실점했다.
이어 6회 추가실점 과정에서도 SK는 김성현의 실책이 터져나왔다. 5회 2사 2루에서 나성범이 유격수·3루수 사이로 빠지는 타구를 건져냈지만, 1루로 던진 게 옆으로 빗나가는 악송구가 됐다. 그 사이 2루 주자 김종호가 다시 3루를 지나 홈에 들어오며 스코어가 0-3으로 벌어지고 말았다. 결국 SK는 2-4로 패했다.
이날 전까지 김성현은 7경기에서 실책이 하나도 없었다. 무결점 수비를 자랑했지만 이날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실책 2개를 남발했다. 잘 던지던 선발 백인식도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김성현의 실책에서 나온 비자책점이 2점이었다. SK로서는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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