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증명’ 80억 클럽, 순조로운 스타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12 06: 00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차례로 대형 계약을 맺으며 큰 관심을 불러 모았던 선수들이 좋은 시즌 출발을 알리고 있다. 몸값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겠지만 지금까지는 자신에 대한 기대치에 부응하는 활약으로 팀의 확실한 구심점이 되고 있다.
올해 국내무대로 돌아온 윤석민(KIA)을 제외하고 지난해 말 FA시장에서 80억 원 이상의 몸값을 기록한 선수는 총 세 명이다. 최정(SK)이 4년 86억 원의 계약으로 역대 최고액을 썼고 투수 쪽에서는 윤성환(삼성, 4년 80억 원)과 장원준(두산, 4년 84억 원)이 차례로 투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에 첫 시즌 활약상이 큰 관심을 모았던 것이 사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으나 지금까지의 성적은 좋다.
우선 윤성환(34)은 변함없는 삼성 마운드의 기둥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1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그리고 8일 대구 롯데전에서는 6이닝 8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전지훈련 당시 자잘한 부상이 있어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철저한 자기관리와 베테랑다운 노련미로 고비를 넘어갔다는 평가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모두 170이닝 이상을 소화한 내구성에는 전혀 이상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50억 원 이상 계약 선수 중 유일하게 유니폼을 갈아입고 새 도전에 나선 장원준(30)도 두산 팬들의 왼손 선발 갈증을 풀어줄 기세다. 올 시즌 3경기에 나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32로 순항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2할8푼6리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빼어난 위기관리능력, 효율적인 투구패턴으로 실점은 최소화하고 있다. 3경기 중 2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확실한 ‘10승 투수’ 확보라는 두산의 목표는 현실성이 커지고 있다.
야수 최고액을 쓴 최정(28)도 초반 우려를 딛고 무난한 발걸음을 뗐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잔부상이 있어 제대로 된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그 공백기를 최소화했다. 11일까지 10경기에 나가 타율 3할2푼4리, 3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45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최근에는 이런 좋은 감을 경계해 상대 마운드에서 집중견제하는 양상까지 나타날 정도다. 부상으로 제 몫을 못했던 지난해의 아쉬움을 날려버릴 기세다.
팀 전력의 확실한 구심점을 얻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다. 때로는 많은 돈을 들여도 그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FA 성공사례보다 실패사례가 더 많은 것을 생각하면 쉽다. 즉 이들은 팀 전력의 확실한 계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보이지 않는 가치까지 있는 셈이다. 코칭스태프로서는 굉장히 소중한 존재들이다. 이미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인 만큼 부상만 없다면 능히 자신에 걸리는 기대치 정도는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높다.
한편 다른 FA 선수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새 출발을 시작했다. 한화가 영입한 세 명의 FA 투수(송은범 배영수 권혁)는 김성근 감독의 마운드 총력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들이다. 권혁은 믿을맨으로 활용되고 있고 송은범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중이다. 배영수도 시동을 걸었다. kt의 세 FA 선수(박기혁 박경수 김사율)도 팀 구심점으로서의 몫이 기대되고 있다. 독감에서 돌아온 박용택(LG)은 복귀전(11일 잠실 두산전)에서 홈런포를 터뜨렸고 김강민(SK)은 무릎 부상을 털어내고자 재활에 땀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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