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속출, 방학숙제 조기 채점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12 06: 05

각 팀의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쓰러지고 있다. 시즌 초반임을 고려하면 예년에 비해 그 공백이 적잖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 없이도 시즌은 진행된다. 이들의 공백을 메우는 각 팀의 ‘기초 체력’ 싸움이 일찌감치 시작된 모양새다.
올 시즌 KBO 리그는 시작부터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 잦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통 부상자 리스트는 시즌 초반에는 비교적 적다가 갈수록 많아지는 곡선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백업 선수들의 몫이 중요해지는 것도 초·중반 이후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그라운드에 불운이 많이 겹치고 있다. 뛰다가 다치는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각 팀 사령탑으로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그림도 적지 않다.
삼성은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채태인이 옆구리 통증으로 다시 2군에 내려갔다. 한 달 이상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 류중일 삼성 감독의 우려다. 시범경기 때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구자욱이 이 공백을 잘 메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넥센은 날벼락을 맞았다. 김민성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팀의 리드오프인 서건창까지 무릎 부상으로 약 3개월 정도를 쉬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장 타선의 짜임새가 크게 헐거워진 가운데 염경엽 감독이 어떤 묘책을 찾을지도 관심사다.

류제국 우규민이라는 선발진의 핵심들의 개막 출전이 불발된 LG는 외국인 선수 잭 한나한이 아직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종아리 부상 때문에 아직도 재활 중이다. 최대한 빠른 복귀를 목표로 잡고 있지만 경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세 선수의 몫을 온전히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은 마땅치 않은 만큼 돌아올 때까지 최대한 버티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LG와 한 지붕을 쓰는 두산 역시 외국인 타자 잭 루츠의 허리가 좋지 않아 1군에서 말소됐다. 이현승 노경은의 복귀도 아직이다. 최주환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진야곱 윤명준의 임무도 중요해졌다.
SK는 박정배 박희수라는 불펜의 핵심들이 여전히 재활 중이다. 또한 어느 타순에서나 요긴하게 쓸 수 있는 핵심 외야수 김강민이 시범경기 도중 무릎 부상으로 이탈해 고민이 적지 않다. 조동화 임훈 박재상 등이 버티고 있어 그나마 타격은 덜한 편이라는 게 위안. 정대현 강영식 등 불펜 투수들이 아직 전력화되지 못하고 있는 롯데는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가 부상으로 빠져 있다. 허리가 좋지 않아서인데 예상보다는 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소식에 팀도 기대를 걸고 있다. 김민하 하준호 김문호 등 대체 자원들의 기여도는 아무래도 아두치보다 떨어졌다.
KIA는 신종길 김원섭 박준태 임준혁이 부상으로 1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최희섭도 일단은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부상 때문에 시즌을 망친 경험이 많은 만큼 이 고비를 넘기는 것과 대체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김주찬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은 다행. 한화는 시즌 초반 철벽 마무리로 군림했던 윤규진이 어깨의 가벼운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벌떼 불펜’으로 열흘을 버틸 수 있을지도 관심사가 됐다. kt는 장성호의 부상이 안타깝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베테랑 타자 하나가 빠진 것은 표면 이상으로 전력 손실이 크다는 평가다.
각 팀들은 전지훈련 때마다 백업 멤버 확충을 과제로 내세운다. 128경기든 144경기든 장기 레이스에서 부상자 한 명 없이 시즌을 운영하기는 신의 가호가 있지 않은 이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빠질 때 그 자리를 메워줄 선수가 있어야 팀 경기력이 기복 없이 유지될 수 있다. 강팀의 조건이기도 하다. 과연 어떤 팀이 겨울방학숙제를 잘 마무리 했을지, 그 채점의 시간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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