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9도루’ 두산, 달리는 허슬두 시동 걸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12 06: 03

김태형 감독은 부임 후 번트를 지양하고 뛰는 야구로 한 베이스 전진하는 공격적인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경기 맥락과 무관하게 뛰는 것과는 다르다. 김 감독은 “뛰는 야구라 해서 항상 뛰는 것은 아니다. 언제든지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상대를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라는 설명을 자주 한다. 김 감독의 말대로 최근 두산은 상대 내야를 긴장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11경기 중 첫 7경기에서는 두산의 뛰는 야구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 7경기에서 만들어낸 도루는 5개에 불과했다. 그랬던 두산이 달라진 것은 8일 잠실 넥센전부터다. 이 경기에서 두산은 홍성흔과 고영민이 도루를 하나씩 성공시켜 시동을 걸었다. 홍성흔의 도루는 볼카운트 3B-2S에서 나온 것이라 일반적인 도루 상황과는 달랐지만 최선을 다해 2루까지 뛰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유네스키 마야가 노히트노런을 해냈던 9일 잠실 넥센전에서는 더 활발해졌다. 1회말부터 선두 정진호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 2루를 훔쳤고, 4회말 선두 오재원도 좌전안타 후 앤디 밴헤켄의 견제 실책으로 2루까지 간 뒤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에 넥센은 유선정을 빼고 상대적으로 도루 저지 능력이 있다고 판단된 김재현을 안방에 앉혔으나 포수 교체가 무색하게 바뀌자마자 정수빈이 송구보다 먼저 2루에 도달했다.
LG와의 잠실 라이벌전이 시작된 10일부터는 오재원이 스피드를 뽐내기 시작했다. 오재원은 10일 경기에서 두 차례 도루로 LG 내야를 흔들었다. 11일에도 오재원은 양의지와 함께 도루를 1개씩 성공시켰다. 최근 4경기에서 두산이 기록한 도루는 9개다. 그 중 오재원이 혼자 4개를 해냈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5개로 적은 수치가 아니다.
팀 도루(14개)는 리그 3위지만, 최근 페이스는 순위보다 훨씬 무섭다. 도루 8개로 이 부문 1위인 박해민을 앞세운 삼성이 20개로 팀 도루 역시 1위인데, 여러 선수들이 지금과 같이 과감한 베이스 러닝을 한다면 삼성을 뛰어넘는 스피드의 팀이 될 수 있다. 기존 선수들이 분발하는 동시에 허벅지가 좋지 않은 민병헌까지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온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외에도 두산은 도루로 기록되지는 않지만 한 베이스 더 앞으로 가 득점에 가까워질 수 있는 플레이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8일 경기에서 2루에 있다가 김현수의 2루 땅볼에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온 정진호의 플레이가 이런 부분을 여실히 보여준다. 잦은 도루와 두려움 없는 주루로 상대를 신경 쓰이게 하면 실책을 유발해 대량 득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두산의 ‘뛰는 야구’가 팀을 어디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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