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심수창 "민호야, 형 좀 제발 도와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4.12 06: 35

롯데 자이언츠 우완 심수창(34)은 10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선발로 출전, 5이닝을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막아냈다. 마운드를 내려갈 당시 롯데가 크게 앞서고 있어 심수창은 2011년 8월 22일 목동 롯데전 이후 4년 만에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롯데가 9회 거짓말같이 5실점을 하면서 승리도 날아갔다.
비록 선발승은 다음 번을 기약하게 됐지만 심수창의 호투는 팀 전체에 사기를 불어넣어줄 사건이다. 이종운 감독은 "수창이가 어제 정말 잘 던졌다. 어제 경기처럼 제구가 되니까 쉽게 쉽게 타자와 승부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수창이 호투를 펼쳐 선발 눈도장을 받으며 롯데는 5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게 됐다. 송승준과 브룩스 레일리, 조쉬 린드블럼 3명의 주축 선발투수에 심수창과 이상화까지 4,5선발 자리를 채우게 된 것이다.

심수창은 올 시즌을 앞두고 변신을 감행했다. 팔 각도를 내려 스리쿼터로도 공을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변칙적으로 나오는 팔각도에 타자들은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10일 심수창의 공을 받았던 강민호는 "수창이 형 공이 정말 좋았다"고 증언했다.
강민호는 "원래 수창이 형이 스리쿼터로 던질 때는 투심을 던지고, 오버스로로 던질 때 투심도 던지고 포크볼도 던지고 했다. 그런데 어제 경기에서는 스리쿼터로 나올 때도 포크볼을 던졌다. 타자들이 어디에 타이밍을 맞춰야 할지 어려워 하더라"고 덧붙였다.
벌써 프로 16년 차인 심수창이지만 10일 한화전은 오디션을 받는 기분이었을 것. 팀 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렵게 선발 기회를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심수창은 등판 전 강민호에게 '민호야, 형 정말 중요한 경기니까 제발 도와 달라'고 따로 부탁을 했다는 후문이다.
강민호는 "수창이 형이 6회에 주자 2명 남겨놓고 마운드를 내려갈때 '민호야, 부탁한다'고 말하길래 '형, 내가 책임지고 (주자 2명) 끝낼게'라고 말했다. 다행히 더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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