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삼진’ 강정호, MLB 직구 쉽지 않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12 10: 38

아직은 메이저리그(MLB)의 빠른 공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강정호(28, 피츠버그)가 빠른 공 공략에 실패하며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강정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 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8번 유격수로 출전했다. 올 시즌 시작 후 대타 1경기, 대수비 1경기에만 나섰던 강정호의 MLB 첫 선발 경기였다.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를 대신해 경기에 들어선 강정호는 타석에서 두 차례의 삼진을 당하는 등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기대했던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당시 강정호가 꼽은 선결과제는 MLB의 빠른 공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강정호는 KBO와 MLB의 가장 큰 차이에 대해 “단연 구속”이라고 대답했다. KBO 투수들에 비해 빠른 패스트볼과 그에 상응해 빨라지는 변화구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과제가 하루 아침에 풀릴 성격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이번 경기에서 드러났다.

이날 밀워키의 선발은 평균 95마일(153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지미 넬슨이었다. 지난해부터 싱커 비중을 높인 패스트볼-슬라이더 투피치 유형의 우완 투수다. 이런 넬슨을 상대로 강정호는 두 타석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첫 타석에서는 2구째 92마일 싱커, 그리고 5구째 93마일 싱커에 헛스윙했다. 5구째 공은 낮은 코스로 살짝 떨어지는 공이었는데 반응이 늦었다.
6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날 싱커 비중이 대단히 높았던 넬슨은 강정호를 상대로 두 번째 타석에서도 빠른 공 승부를 걸었고 이는 적중했다. 강정호는 1구 91마일 몸쪽 싱커에 헛스윙을 했고 4구째 낮은 93마일 싱커에 다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며 맥없이 물러났다. 자기 스윙을 하지 못했다. 3구째 가운데 몰린 빠른 공을 받아쳤으나 우측 파울 라인을 약간 벗어나는 파울이 된 것은 아쉬웠다. 실투성 공이었는데 이를 놓친 것이 화근이 됐다.
8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아예 빠른 공을 노리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 투수인 좌완 윌 스미스의 95마일 패스트볼이 들어오자 곧바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타이밍이 맞지 않았고 결국 유격수 앞으로 구르는 평범한 타구가 됐다.
강정호는 KBO 리그에서 뛰던 시절 빠른 공에 강한 타자로 불렸다. 레다메스 리즈(전 LG), 릭 밴덴헐크(전 삼성) 등 강속구를 던지는 외국인 투수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기억이 있다. 강정호의 성공 가능성을 점친 하나의 이유였다. 그러나 이날 넬슨의 공은 KBO 리그에서 보던 공과는 또 달랐다. 150km 가량의 빠른 싱커가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것은 강정호가 쉽게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임은 분명했다.
왕도는 없다. 조급함을 버리고 최대한 많은 공을 보며 적응력을 키워가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겠다는 심산이다. 허들 감독의 구상을 종합하면 1주일 정도에 2~3경기 정도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성적에 대한 조바심보다는 인내와 빠른 적응이 필요한 이유다. 이날 개인 통산 최다 탈삼진 기록을 다시 쓰며 호투한 넬슨의 공도 어찌 보면 좋은 공부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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