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 피츠버그)가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무난한 선발 유격수 데뷔전을 마쳤다. 공격에서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의문부호로 남아있었던 수비 문제는 어느 정도 물음표를 지워가는 모습이다.
강정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 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8번 유격수로 출전했다. 시범경기 동안 자신의 본 포지션인 유격수는 물론 3루와 2루도 소화하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가능성을 실험 받았던 강정호는 이날 선발 유격수로 나섰다. 타격 성적은 3타수 무안타 2삼진. 그러나 수비는 안정적이었다.
0-1로 뒤진 2회 1사 1,3루 상황에서 터진 헥토르 고메스의 좌월 2루타 때 중계플레이에 참여했던 강정호는 공을 잠시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큰 실수는 아니었다. 어차피 1루 주자 세구라는 3루를 돌아 홈으로 거의 도달한 상황이었다. 현지 중계를 맡은 KDKA는 일렬로 늘어선 강정호와 2루수 워커의 호흡에 대해 다소간 아쉬움을 지적하기도 했으나 실점에 직접적인 빌미는 아니었다.
첫 타구는 그 다음 상황에서 왔다. 팀이 0-3으로 뒤진 2사 2루 상황에서 카를로스 고메스의 유격수 방면 땅볼이었다. 타구가 약한 것은 아니었으나 강정호는 자리를 조금 옮겨 침착하게 잡아낸 뒤 1루에 강한 송구로 연결해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3회 1사 1루에서 좌타자인 린드의 타석 때는 팀의 시프트에 따라 2루 베이스 뒤에 위치하는 등 주어진 작전을 무난하게 수행해냈다.
0-5로 뒤진 6회 선두타자 라미레스의 타석 때는 느리게 구른 정면 타구를 여유 있게 잡아내 안정적으로 송구했다. 이어 데이비스의 타구도 자신의 앞으로 왔고 강한 어깨로 송구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현지 라디오 중계를 맡은 KDKA는 강정호의 수비에 대해 “강한 어깨를 뽐냈다”며 인상을 이야기했다.
결국 강정호는 8이닝 동안 유격수 포지션을 지켰고 특별한 문제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당초 강정호의 경우 수비에 물음표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MLB에서 유격수를 지키기에는 수비 범위가 좁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하지만 첫 단추는 비교적 잘 꿴 셈이 됐다. 앞으로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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