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기자 메일] 파란만장 두산, 심장이 떨리는군요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13 07: 02

두산 베어스는 144경기 중 정확히 12분의 1인 12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6승 6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짜릿한 승리와 안타까운 패배 속 승률은 딱 5할, 1위 삼성과의 승차는 2.5경기입니다.
한 시즌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모두 경험했다 할 정도로 두산의 12경기는 파란만장했습니다. 3연승으로 출발해 4연패를 맛봤고, 노히트노런의 기쁨에 취해보기도 했던 반면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하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적극적으로 뛰며 ‘허슬두’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은 의미 있지만 부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을 일도 많았습니다.
경기 내용은 대체로 예상한 것과 같았습니다. 강력한 선발진이 팀을 지탱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고, 노경은마저 일찌감치 이탈한 불펜은 팀의 불안요소로 지적됐습니다. 뚜껑을 열자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끌고 가며 6승을 만들어냈고, 불펜은 승리 직전까지 온 경기도 간혹 내줘 6패의 원인 중 상당 부분을 제공했습니다.

어렵게 한 경기 한 경기를 버텨 나가는 불펜을 보면 김태형 감독의 고민도 진하게 묻어납니다.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당시 “마야를 마무리로 쓰는 것도 생각을 안 해본 게 아니다”라고 했을 만큼 김 감독은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고려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보직 체계가 최선이라는 판단이 섰고, 당초 누가 마무리를 맡더라도 셋업맨으로 쓰려고 했던 윤명준을 장고 끝에 소방수로 고정해둔 채 시즌에 들어갔습니다.
불펜이 무너지는 장면을 종종 보는 것이 12경기 동안 팀의 가장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지 못한 LG와의 3연전에서 두산은 8회초까지는 세 경기 모두 앞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무리 윤명준이 10일에는 8회말 이병규(9번)에게 역전 3점홈런을 허용했고, 12일에는 9회말 이진영의 역전 끝내기 투런홈런에 무너졌습니다. 8회까지 결과만 보면 스윕도 가능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시리즈보다 큰 아쉬움을 남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선발과 불펜의 양극화는 예상됐던 부분이지만,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진야곱(7.88)을 제외한 4명의 선발투수(더스틴 니퍼트, 유네스키 마야, 장원준, 유희관)는 모두 평균자책점 3.38 이하로 훌륭합니다. 반면 불펜은 이재우(3.12)를, 김강률(4.76), 이현호(4.91)를 빼고는 모두 평균자책점이 9.00 이상입니다. 팀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도 마운드는 이현승과 노경은이 머지 않은 시점에 돌아올 것으로 보여 다행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선은 가슴 철렁할 때가 많았습니다. 주전 포수 양의지는 목 상태가 좋지 않아 12일 경기에 결장했고, 오재원은 종아리 통증으로 이틀 연속 경기 중에 빠졌습니다. 민병헌도 허벅지가 정상이 아니라 선발 출장하지 못하고 있고, 뒤꿈치 통증으로 1경기 쉬었던 김현수는 12일 경기에서 수비를 하다 정수빈과 엉켜 또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무엇보다 걱정했던 잭 루츠의 부상도 현실이 됐습니다. 부상 이력이 워낙 화려해 유리몸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6경기만 치르고 허리가 아파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습니다. 허경민도 햄스트링 통증으로 1군에서 빠져 있는 등 두산은 주요 야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기둥 같은 잇몸인 최주환이 11경기에서 타율 3할8푼9리, 3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점이 다소 위안이라면 위안입니다.
선발진은 이제 완성 단계입니다. 야수들의 부상 방지와 불펜의 분전만 이뤄지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능력은 충분합니다. 김 감독이 표방했던 공격적인 야구의 싹도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서히 팀 컬러를 살려 나가고 있어 민병헌, 오재원 등 간판 야수들의 몸 상태가 올라오고 이현승, 노경은이 순차적으로 복귀하면 승패는 알 수 없더라도 지금보다 더 역동적인 경기를 펼칠 것은 확실합니다.
두산 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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