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LG 트윈스가 뉴욕 양키스 전설 요기 베라의 명언을 꾸준히 되새기고 있다. LG는 올 시즌 6승 중 3승을 끝내기 안타로 장식, 잠실구장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는 중이다.
LG의 2015시즌 첫 승부터 끝내기 안타였다. LG는 지난 1일 잠실 롯데전에서 김용의의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승수 쌓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5일 잠실 삼성전에선 9회말 정성훈이 임창용에게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시즌 첫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12일에는 이진영이 9회말 두산 윤명준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세 번의 끝내기 안타 모두 상대 마무리투수를 무너뜨린 결과였다.

사실 LG는 상위권으로 올라선 2013시즌부터 꾸준히 ‘끝내주는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2013시즌 6번, 2014시즌 8번을 끝내기타로 승리했다. 2013시즌을 기점으로 무려 17번이나 끝내기타를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끝내기타의 주인공을 살펴보면, 이진영이 5회, 오지환이 4회, 정의윤이 3회, 이병규(7번)가 2회를 기록했다.
이렇게 LG가 유난히 많은 끝내기타를 기록하는 원인은 강한 불펜진, 그리고 경기 후반 높아지는 타선의 집중력에 있다.
LG의 최대강점은 불펜진이다. LG는 2013시즌과 2014시즌 2년 연속으로 불펜진 평균자책점 1위에 자리했다. 2014시즌에 경우, 불펜진 전체가 필승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양질의 불펜진을 구축했다. 그만큼 경기가 후반으로 향할수록 실점이 줄어들었다. 실제로 2013시즌 7회부터 9회까지 9이닝으로 환산한 평균자책점 3.39, 연장전 평균자책점 1.04로 리그 최저를 기록했다. 2014시즌에도 7회부터 9회까지 평균자책점 4.52로 두 번째로 낮았다.
타선의 응집력도 경기 후반에 더 단단했다. 2013시즌 7회부터 9회까지 팀 타율 2할8푼3리로 리그 전체 2위였다. 2014시즌 7회부터 9회까지 팀 타율 2할7푼6리로 6위였지만, 1회부터 3회까지 팀 타율 2할6푼2리보다는 확연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양상문 감독이 부임한 5월 13일을 시작점으로 잡으면, 7회부터 9회까지 팀 타율은 2할7푼4리, 연장 팀 타율은 3할1푼으로 치솟았다.
이렇게 기록에서 드러나듯, 경기 후반 유난히 투타조화가 잘 이뤄졌다. 막바지 치열한 접전 속에서 타자들은 투수가 실점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투수 또한 타선이 점수를 뽑아 준다고 생각한다.
박용택은 LG가 10년 암흑기에서 탈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원인을 두고 “아무래도 우리 투수들이 후반에 잘 막아주니까 타자들도 얼마든지 역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대 야구는 끝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데, 우리는 강한 마운드가 있기 때문에 힘든 경기를 할 때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끝내기타는 팀 전체에 엄청난 에너지를 가져온다. 팀 분위기를 최고로 띄우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언제든 경기를 뒤집는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강팀일수록, 끝내기타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LG는 2015시즌에도 막강 불펜을 구축, 2014시즌처럼 불펜진 가용자원을 넓게 가져가고 있다. 타선은 정성훈을 중심으로 베테랑 4인방이 동반폭발에 들어갔고, 오지환은 새로운 리드오프로 자리 잡았다. LG의 끝내기타 행진은 2015시즌에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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