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시즌 전부터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없이 유출만 있었고, 상대적으로 이슈거리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죠. 5강에도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 속에 출발했지만, 개막 2주를 통해 드러난 NC의 전력은 상당히 견고했습니다.
시즌 11경기에서 7승4패를 거두며 삼성-SK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습니다. 개막 2연패 이후 6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렸죠. 팀 타율(.290) 출루율(.375) 장타율(.463) 모두 1위에 오른 막강 화력에 팀 평균자책점 2위(3.90)의 마운드도 매우 안정돼 있습니다. 투타의 조화가 잘 이뤄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C는 서두르지 않고 조용조용하게 멀리보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눈앞의 1승에 연연하지 않고 팀을 더 강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는 거죠. 김경문 감독은 "1경기보다는 시즌을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즌 초반 승리만큼이나 순리대로 팀 전력 극대화를 꾀하려 하죠.

NC의 순리대로 풀어가는 야구는 마운드 운용에서도 나타납니다. 시즌 초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최고참 투수 손민한은 5일 휴식-100구 미만이라는 기준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이민호처럼 핵심 구원투수들은 3일 연투를 금하며 이틀을 던진 뒤에는 대기조에서 아예 빼둡니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 당장 1승한다고 해서 우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5할 승률에서 좋을 때 최대한 플러스를 시키며 승리를 저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승을 하기 위해 무리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팀이 갈 굴러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죠.
선수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즌 초반 '배리 본즈급' 괴력을 뽐내고 있는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도 "올해 우리팀 공수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면서도 "야구가 좋을 때가 있으면 힘들 때도 있다. 큰 연패 없이 꾸준하게 우리의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투타 큰 형님 손민한과 이호준의 활약입니다. 두 선수 모두 불혹의 나이에도 선발투수와 중심타자 NC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손민한은 이긴 날 후배들에게 수후선수를 양보하며 "풀타임 선발로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던진다"고 말합니다. 희생번트를 대는 이호준의 모습에 김경문 감독도 "선수들이 보고 느끼는 게 있을 것이다"며 흐뭇한 표정을 짓습니다. 고참들이 앞장서 하는 분위기가 돼 있습니다.
성적에 비해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NC는 아랑곳 않고 묵묵히 제 갈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김경문 감독은 "올해 우리는 조용하게 가겠다. 지금처럼 5할 이상을 유지하면서 조용히,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소리없이 강한 NC의 발걸음이 시즌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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