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기자 메일] '근성 버티기' LG, 진짜 출발은 5월이랍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4.13 13: 00

LG 트윈스가 쉽지 않은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습니다. 개막 3연패로 2015시즌의 문을 열었는데요, 100% 전력이 가동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LG는 근성의 버티기를 실현 중입니다.
사실 LG의 초반 부진은 어느정도 예상이 됐었습니다. 지난해 11월 토종 에이스 류제국과 우규민이 수술대에 오르더니, 전지훈련 중에는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이 종아리 통증으로 팀 훈련에서 빠지고 말았습니다. 류제국과 우규민의 이탈은 계산에 넣어뒀지만, 한나한의 결장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누구도 몰랐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번 타자 이병규(7번)가 개막전부터 목에 담이 왔고, 박용택도 독감으로 인해 10일 동안 엔트리서 빠져있었습니다. 그야말로 LG는 차포마상을 다 떼고 전쟁터에 나섰습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LG는 지난 12일까지 6승 7패, 5할 승률에 1승 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 그리고 5강 유력 후보인 두산과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개막 이틀 전 양상문 감독이 4월 목표로 삼은 ‘버티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당시 양 감독은 “일단 4월은 5할 승부를 생각하고 있다. 5할 정도를 유지하다가 100% 전력이 되는 시점에서 치고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경기 내용을 돌아보면, 마냥 낙관적인 것은 아닙니다. 봉중근은 시즌 초반 최악의 일주일을 보냈고, 루카스는 아직도 시범경기 중입니다. 타선도 경기 당 3.62점 밖에 못 뽑고 있는데 이는 최하위 kt 다음으로 낮은 수치입니다. 전반적으로 투타 밸런스가 안 맞는 상황입니다. 고정타순 없이 수차례 타순이 교체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는 저력을 잃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6승 중 3승이 끝내기 안타일 정도로 경기 막바지 날카로운 집중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삼성전 끝내기안타로 시즌 첫 위닝시리즈를 이끈 정성훈은 공수에서 자리를 가리지 않으며 팀을 이끄는 중입니다. 지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것에 이어 올해에는 더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만 35세를 바라보는 정성훈의 나이를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오지환과 김용의도 공수에서 한 단계 올라선 모습입니다. 오지환은 명실상부한 LG의 새로운 리드오프로 올라서고 있으며, 외야수로 전향한 김용의도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합니다. 둘 다 빠른 다리를 갖춘 만큼, 올 시즌 LG는 이전보다 더 자주 베이스를 훔칠 것 같습니다.
투수진 또한 악조건 속에서도 청신호를 쏘고 있습니다. 소사는 2013시즌 리즈처럼 괴물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완급조절 능력을 갖춘, 완전체 파이어볼러로 진화 중입니다. 신예 좌투수 임지섭과 류제국과 우규민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임정우와 장진용도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칩니다. 임지섭은 지난 4일 잠실 삼성전에서 7이닝 노히트로 선발승을 거둔 것에 이어,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습니다. 임정우와 장진용도 선발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2점 이내만 내주고 있습니다. 세 투수 모두 겨울 내내 흘렸던 굵은 땀방울을 보상 받는 중입니다. 
불펜진도 나쁘지 않습니다. 봉중근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정찬헌과 윤지웅의 기량이 한 단계 올라갔고, 김선규도 마침내 마음껏 자신의 공을 뿌립니다. 이동현은 여전히 든든하고, 김지용도 5년 만에 맞이하는 1군 무대서 씩씩하게 던지고 있습니다. 봉중근이 반등하고, 신재웅의 페이스가 올라온다면, LG 불펜진은 2015시즌에도 최강이 될 것 같습니다.
LG의 진짜 출발은 5월부터입니다. 류제국과 우규민, 그리고 한나한이 모두 돌아올 때까지 5할 승률 근처만 유지한다면, 지난 2년처럼 진격을 시작할 것입니다. 선수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정성훈 외에 베테랑 타자들도 하나 둘씩 정상궤도에 오르는 중입니다.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이병규(9번)가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렸고, 11일에는 박용택이 돌아와 홈런포함 멀티히트로 활약했습니다. 12일에는 이진영이 통산 첫 끝내기 홈런을 날렸고요. 2, 3주만 더 버티면 됩니다. LG는 분명 올라갈 저력이 있는 팀입니다. 
LG 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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