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볼 그 후’ 롯데-한화, 누가 더 힘낼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14 05: 55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을 본의 아니게 뜨거운 논란의 장으로 만든 롯데와 한화가 어떤 모습으로 이번주 일정을 보낼까. 빈볼 시비, 벤치클리어링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가 선수단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롯데와 한화는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이동걸이 황재균을 향해 던진 빠른 공이 빈볼 논란을 일으키며 벤치클리어링을 벌였다. 경기는 롯데가 이미 크게 앞서고 있었던 상황이라 롯데의 도루 시도 등이 한화를 자극하지 않았느냐는 추론이다. 다만 경기 초반이었고 황재균을 향해 지속적인 위협구 및 몸에 맞는 공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비난은 한화 측에 몰리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스포츠조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빈볼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다. 한 관계자는 “어쨌든 한화 벤치 쪽에서 누군가가 지시한 명확한 빈볼이다.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면서 “김성근 감독이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사태를 미연에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코칭스태프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일침을 놨다.

사태가 커지자 당장 한화 구단은 불가피하게 선수단 전체의 언론 인터뷰를 자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에도 몇 차례 나는 빈볼시비일 수도 있지만 그 공 하나가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코치는 “벤치클리어링을 한 번 하면 대개 선수단은 규합되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한화에서 노린 대목일 수도 있다”라면서 “다만 여론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선수들도 알 것이다. 롯데와 한화의 지금 분위기는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거센 역풍을 맞은 한화로서는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를 최대한 빨리 정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당장 이번주에는 삼성(주중)과 NC(주말)라는 리그 상위권 팀을 만나야 한다. 김성근 감독은 어떻게든 시즌 초반 약체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기 위해 버티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롯데전 사태에 이어 이번주 일정까지 꼬인다면 그간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될 공산도 크다. 불펜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선발 투수들이 얼마나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면 롯데는 오히려 선수단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해자가 된 셈이지만 차분하게 대처를 하며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 성공했다. 의도했을 리는 없겠지만 어쨌든 벤치클리어링의 효과(?)를 볼 수도 있다는 시선이다. 효과가 장기적이지는 않은 만큼 이 좋은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려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종운 감독의 강한 대처도 팀 분위기 전환에 좋은 약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도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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