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마사히로(27)가 심상치 않다. 승리를 하면서도 불안하다.
13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등판한 다나카는 타선이 1회말 7득점으로 폭발해 손쉽게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 초기 돌풍을 일으켰던 모습과는 달랐다. 승리는 했지만 안정감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첫 등판인 7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4이닝 5피안타 6탈삼진 2볼넷 5실점(4자책)해 패전을 기록했던 다나카는 13일 보스턴을 맞아 첫 승을 따냈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2경기 연속 피홈런이 나온 가운데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3볼넷 4실점(3자책)한 다나카다.

2경기 평균자책점은 7.00이다. 퀄리티 스타트(QS)도 없고, 2경기 동안 9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9이닝을 던지고 10탈삼진으로 이닝 당 탈삼진 비율은 좋지만, 구위는 예전 같지 않다. 지난 시즌 136⅓이닝을 던지고 허용한 홈런이 15개였지만, 올해는 벌써 2개를 허용했다.
전설적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 역시 다나카가 이번 시즌 내내 아프지 않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변화구가 좋지 않을 때 빠른 공 위주의 피칭을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이달 초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다나카는 “하지만 난 내가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알고, 느낌이 좋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현상은 다나카가 지난해와 다르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선 팬그래프닷컴에서 살펴본 다나카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1.1마일(146.6km)에서 90.5마일(145.6km)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직 날씨가 확실히 따뜻해지기 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구속 변화는 미미하다. 최고 구속은 93.4마일(150.3km)이었는데,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기온이 올라가면 지난해 최고 구속인 95.6마일(153.9km)에도 좀 더 근접할 수 있다.
하지만 구종별 구사 비율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나카는 포심 패스트볼과 스플리터, 싱커를 가장 많이 활용해왔는데, 아직 2경기에 불과하지만 올해는 슬라이더 구사 비율이 제일 높다. 보스턴과의 경기 4회초 선두 데이빗 오티스와의 승부에서는 슬라이더만 4개 연속으로 던지기도 했다. 또한 2014 시즌에는 커브를 117개나 던졌는데, 이번 시즌에는 단 2번밖에 쓰지 않았다. 빠른 공의 비율이 줄어든 것은 팔꿈치 불안과도 관련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안정된 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최대 불안요소다. 136⅓이닝을 던지면서도 볼넷이 21개밖에 없었던 다나카가 벌써 5명의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피홈런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도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인 만큼 신경 써야 할 지표다.
첫 시즌 팔꿈치 통증이 있었을 때 인대접합 수술을 선택하지 않고 주사 치료를 받으며 재활하기로 결정한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이번 시즌 결과가 말해준다. 지금과 같은 반쪽짜리 피칭이 계속된다면 쉼표를 찍지 않았던 다나카의 선택도 도마 위에 오른다. 다나카가 개선된 피칭을 통해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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