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운 돌직구에 뿔난 김성근의 응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4.14 06: 46

지난 12일 사직 롯데-한화전에서 일어난 빈볼 사태는 어느 때보다 논란이 크게 번지고 있다. 보통 빈볼 논란이 벌어질 때 감독이나 선수나 따로 코멘트 하는 일은 별로 없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일반적인 빈볼 논란과 다른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 이종운 감독이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남긴 강경한 코멘트가 결정타였다. 이종운 감독은 "남의 팀에 피해주면 자신의 팀에도 피해가 간다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한다. (황)재균이가 무슨 잘못인가? 열심히 하는 선수일 뿐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무슨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 하지만 오늘 우리는 똑같이 할 가치가 없어서 참았다. 앞으로는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보통 감독들이 빈볼 사태에 한 발짝 물러서 지켜보는 것에 반해 이종운 감독은 전면에 나서 싸웠다.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 감독의 코멘트는 그대로 한화 김성근 감독에게도 전해졌다. 주변 연락을 통해 이 감독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 감독은 충격을 받은 모습. 이 감독의 말은 김 감독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지금껏 빈볼 사태는 수없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감독이 전면에 나서 상대팀을 비판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김 감독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큰 물리적인 충돌이 없었던 빈볼 그 자체보다는 이 감독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심기가 불편한 기색이다. 
김 감독은 "빈볼은 벤치에서 사인 나올 일이 없다"며 벤치 지시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상황이 어떻게 되든 상대 벤치에 말조심을 해야 할 것 아닌가. 운동장에서 생긴 문제를 상대 감독이 이렇게 말한 적이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소속 투수의 빈볼에 대해 유감표시는 하지 않았다. 
김태균 교체를 겨냥한 것도 문제 삼았다. 당시 이 감독은 "김태균을 왜 뺐나? 오늘 경기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인가? 한화전은 앞으로 10경기 넘게 남아있다. 앞으로 우리팀, 선수를 가해하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야구로 승부하자"고 말했다. 한화는 빈볼 사태 후 승부가 기울자 김태균을 경기 중 교체했는데 이를 두고 한 말이다. 
김 감독 입장에서 보자면 경기가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간판선수 교체는 흔하고 선수 기용에 대해 왈가왈부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빈볼 논란 그 자체보다 이종운 감독의 예상치 못한 '돌직구'에 김 감독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내달 1일 한화와 롯데가 대전에서 다시 맞붙을 때 두 감독 사이에서 어떤 풍경이 연출될지 궁금하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