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주말 롯데와 원정경기에서 새롭게 재편된 내야 카드를 꺼내들었다. 2루수 이시찬, 유격수 강경학, 3루수 주현상으로 내야진이 구성된 것이다. 시즌 초반 2루수 강경학, 유격수 권용관, 3루수 김회성·송광민으로 이뤄진 구도와 반대였다.
가장 인상적인 건 강경학(23)이다. 정근우의 부상 공백으로 시즌 초반 2루수 중책을 맡았던 그는 유격수로 옮긴 뒤에도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12경기 35타수 11안타 타율 3할1푼4리 4타점 1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난 9일 대전 LG전에서 9회 재치 있는 베이스러닝으로 끝내기 득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강경학은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혹독한 훈련을 통해 김성근 감독에게 인정받은 한화의 미래. 베테랑 권용관과 주전 유격수 경쟁을 벌였고, 정근우의 부상 이후에는 2루수로 준비도 거쳤다. 그는 "내야수라면 저모든 포지션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캠프에서부터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루수로는 이시찬(30)이 새롭게 뜨고 있다. 지난 2004년 LG에 입단해 2012년 한화로 이적한 그는 어느덧 만 서른의 중고참급 선수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백업멤버로 시작해서 서서히 주전 자리를 위협 중이다. 올해 9경기에서 24타수 7안타 타율 2할9푼2리 2타점 1도루를 기록 중이다.
올해부터 부상 없이 야구를 잘하기 위해 이학준에서 이시찬으로 개명까지 한 그는 타고난 스피드와 운동능력으로 존재감을 떨치기 시작했다. 발 빠른 선수가 많지 않은 한화에서 이시찬이 주전으로 자리 잡으면 전체적인 주력이 상승할 수 있다. 어린 선수는 아니지만 젊은 나이라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여기에 신인 주현상(23)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포수 자원이 모두 교체되자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주말에 선발 3루수로 출장기회를 얻었다. 11일 롯데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활약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신인다운 패기와 열정으로 똘똘 뭉쳤다.
주현상은 2015년 2차 7번 전체 64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신인으로 입단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모든 훈련을 소화하면서 기량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 시범경기에서 견고한 수비를 뽐내며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고, 조금씩 주전 자리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훈련을 통해 자신감이 붙었다. 훈련한 게 이제 저절로 몸에서 반응하는 듯하다"고 자신했다.
한화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시즌 초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에 위안을 얻는다. 주전들이 돌아올 시점까지 이들이 버텨준다면 반등의 기회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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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학-이시찬-주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