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kt 위즈 감독은 올 시즌 선수 운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팀의 주축이 돼야 할 선발진부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14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두산과의 1차전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외국인 투수 필 어윈의 부상으로 인해 정대현 선수로 선발 투수를 변경한다”면서 “어윈은 13일 훈련 중 우측 손목 부위의 타박상으로 2주의 진단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결국 어윈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kt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1명이 빠졌다.
조범현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타박상인데 불편해서 빼는 게 좋다고 해서 제외했다”면서 “없는 자원에 용병까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kt 선발진은 외국인 3명을 활용하고도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 5.98로 리그 9위를 기록하고 있다. 팀 퀄리티스타트도 3개로 한화와 공동 9위의 기록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지금의 선발 투수들을 대체할 자원이 부족하다. 조 감독은 2009년 KIA를 우승시켰을 당시 6선발 체재(윤석민-로페즈-구톰슨-양현종-서재응-이대진)를 운영했다. 6명의 선수들이 다 제 몫을 해준 것은 아니지만 투수들의 부담을 최소화했고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조 감독은 여전히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선호한다. 올 시즌에도 웬만하면 선수들에게 여유를 주고 싶지만 마땅치 않다.
특히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 있는 박세웅에게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와 마찬가지로 일주일 한 번 등판을 시키려고 했다. 조 감독은 “원래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등판시키려고 했다. 그런데 지난번에 4일 쉬고 던지게 했더니 컨디션이 안 좋았다”라고 말했다. 박세웅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서 꾸준히 관리를 받으며 마운드에 올랐다. 그 결과 퓨처스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아픈 곳이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1군에서 활용할 자원이 마땅치 않기에 이미 4일 휴식 후 등판을 경험했다. 지난 7일 인천 SK전에 등판해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후 12일 목동 넥센전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이전 두 번의 등판에서 5이닝씩을 소화했던 박세웅은 이날 경기서 3이닝 2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조 감독은 박세웅을 조기 강판시키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창단 첫 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연승을 기록했지만 선발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기에 조 감독은 여전히 선발 운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어윈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그 고민은 더 커졌다. 우선은 “선발 투수들의 날짜를 앞뒤로 바꿀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딱히 선발진에 합류시킬 선수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 14일 두산전서 어윈을 대신해 등판한 정대현은 3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됐다. 여전히 제구에 약점을 드러냈다.
현재로선 외국인 투수들이 제 몫을 다 해주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옥스프링은 국내야구 베테랑답게 빠르게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윈, 시스코의 활약이 아직은 미미하다. 기본적으로 3선발이 중심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3명과 박세웅의 휴식일을 보장해주기 위해선 2~3명의 후보들이 더 등장해야 한다. 당초 선발 후보 중 1명이었던 장시환은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또 다른 후보 정대현이 더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그 외에 박세웅과 같은 신예들의 활약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얇은 선수층으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k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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