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11연패를 끊고 창단 첫 승을 달성한 kt 위즈. 하지만 이번엔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kt는 1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2-18로 대패했다. 2연승을 달리고 있던 시점에서 분위기가 단숨에 가라앉을 수 있는 완패였다. 그러나 이날 패배보다 더 뼈아팠던 건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비가 내리고 추운 날씨 탓에 선수들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했다.
이날 경기는 선발 투수의 부상부터 불안했다. 당초 선발로 예고된 필 어윈이 지난 13일 훈련 도중 오른 손목 타박상을 입으면서 정대현이 대신해 선발로 나섰다. 어윈은 2주 정도 결장이 불가피해 이날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가뜩이나 선발 마운드의 두께가 얇은데 1선발 어윈이 이탈했다. 결국 있는 자원에서 그 로테이션을 메워야 한다.

불펜진에선 심재민이 부상을 입었다. 그는 팀이 0-3으로 뒤진 4회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잘 막았다. 하지만 5회초 무사 1,2루서 김현수가 친 강습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맞았다. 검진 결과 단순 타박상이지만 4~5일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심재민은 그동안 불펜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7경기서 6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경험을 통해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던 터라 부상이 더 아쉬웠다. 특히 불펜진은 현재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 대안이 딱히 없다. 좌완 불펜 요원인 윤근영이 다시 왼쪽 발목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어윈과 윤근영을 대신해 1군에 등록된 김기표, 정성곤은 첫 등판부터 각각 1이닝 1실점, 1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다시 2군에서 필요한 자원을 찾아야 한다.
야수 쪽에서도 부상이 이어졌다. 가장 큰 타격은 주전 우익수 김사연의 부상. 김사연은 5회초 1사 1루에 맞이한 타석에서 변진수가 던진 공에 왼 손등을 맞고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왼쪽 손등 날 골절상으로 전치 8~12주 진단을 받았다. kt로선 비상사태다. 김사연은 팀 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타격과 함께 강한 어깨, 빠른 발을 지닌 주축 선수였다. 외야진에는 큰 구멍이 생겼다. 일단 배병옥, 김민혁이 이 자리를 메울 수밖에 없다. 김동명도 외야 수비가 가능하지만 1군에서 선발로 나서기엔 부족함이 있다.
2군으로 시선을 돌려봐도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 그나마 1군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진곤, 신용승도 부상이다. 김진곤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15일부터는 2군에 합류해서 페이스를 끌어 올릴 예정이지만 시간은 걸린다. 신용승은 허리 부상으로 부상이 길어지고 있다. 현재 1군 엔트리에 있는 배병옥, 김민혁 등이 주전으로 나선다 해도 백업 선수는 필요하다.
신명철 역시 14일 경기서 수비를 하는 도중 오른 무릎 통증을 느꼈다. 정확한 상태는 하루가 지나봐야 알지만 kt로선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이제 막 연승으로 분위기를 타려던 시점에서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결국엔 젊은 선수들이 이 기회를 살릴 수밖에는 없다. 또한 외야수 김사연의 빈자리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타격 부진에 빠져있는 김상현 등 베테랑 선수들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시즌 초부터 악재란 악재는 다 겪고 있는 kt. 과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