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카드’ 이현호 선발 투입 세 가지 이유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15 06: 07

타선 대폭발로 kt wiz와의 첫 대결에서 18-2로 완승을 거둔 두산 베어스가 ‘깜짝 카드’ 이현호(23)를 선발로 내세웠다.
1차지명 없는 전면드래프트 시절 두산의 2라운드(전체 11순위) 지명을 받고 2011년 입단해 상무 입대 전까지 3경기에 등판했던 좌완 이현호는 군 복귀 시즌인 올해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하고 있다. 1군 경기 선발 등판은 15일 수원 kt전이 생애 처음이다.
투구 내용만 뜯어보면 시즌 평균자책점에 비해 내용이 다소 불안했다. 3⅔이닝 동안 5개의 안타를 내줬고, 볼넷도 2개 있었다. 피안타율이 3할1푼3리, WHIP이 1.91로 높다. 하지만 장타 허용이 하나도 없었고, 7일 잠실 넥센전(⅔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을 제외하면 3경기에서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안정적이었다. 두산이 기대하는 것도 이런 모습이다.

두산은 이현호 투입을 통해 3가지를 노린다. 첫 번째 목적은 선발진 휴식이다. 당초 로테이션이 그대로 돌아간다면 15일 선발은 유네스키 마야다. 하지만 마야는 지난 9일 잠실 넥센전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136구를 던졌다. 김태형 감독도 14일 경기 전 마야를 15일에 쓸지 혹은 하루 미룰지 고민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선택은 하루 더 휴식을 주는 방향이었다.
이현호를 넣은 것은 마야뿐만 아니라 더스틴 니퍼트를 배려한 것이기도 하다. 시즌 첫 등판인 10일 잠실 LG전에서 4이닝 1실점한 니퍼트는 77개만 던졌다. 7~80개 정도로 투구 수를 제한하겠다고 했던 김 감독의 약속과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하루 더 쉴 여유를 주면 니퍼트도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기 수월해진다.
이번 시즌은 어느 팀도 경험하지 못했던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다. 선발진 체력과 컨디션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힘으로 시즌을 버텨 나가야 하는 두산 같은 팀이라면 더욱 그렇다. 시즌 초부터 철저히 관리해주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 볼 수 있다.
또한 17일부터 잠실에서 있을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도 좀 더 강한 3명의 선발투수를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화요일 선발투수가 일요일에도 등판하기 때문에 이현호가 중간에 끼지 않았다면 두산의 롯데전 선발은 장원준-유희관-진야곱 순이었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하루씩 미뤄지면서 진야곱 대신 좀 더 믿음직한 니퍼트가 들어와 니퍼트-장원준-유희관 순서로 롯데전에 나선다.
물론 이런 부수적인 수입만을 위해 이현호가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호투하면 5선발 이현승 복귀 이전까지 진야곱을 보조하거나 대체할 선발투수로 급부상할 여지도 없지 않다. 진야곱은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서 11이닝 동안 볼넷을 16개나 내주는 제구 불안 속에 WHIP 2.27로 불안했다. 이현호의 첫 선발 등판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