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록 세운 레일리 "1이닝 5K는 사양할게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4.15 06: 09

"(강)민호가 와서 미안하다고 했고 난 괜찮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1이닝 5탈삼진은 사양하고 싶다.(웃음)"
롯데 자이언츠 레일리는 1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출전, 6이닝 9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다양한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구사해 상대 방망이를 묶어 놓은 레일리는 3회 1이닝 4탈삼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레일리는 3-1로 앞선 3회초 손시헌과 박민우를 삼진 처리한 뒤 김성욱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지만 낫아웃 상황에서 공이 뒤로 빠져 1루 진루를 허용했다. 이후 이호준을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워 1이닝동안 삼진 4개를 잡은 선수가 됐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와일드피치 역시 삼진으로 공식 집계되기 때문이다.

진기록은 세웠지만 레일리는 이 장면 하나때문에 1실점을 했다. 김성욱이 1루에 나간 뒤 나성범에게 펜스 직격 2루타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기 후 만난 레일리는 "오히려 난 운이 좋아서 (나성범) 타구가 넘어가지 않았다. (강)민호가 내게 와서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난 '전혀 그럴 필요가 없고 괜찮다'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레일리는 이날 호투가 강민호 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호가 NC 타자들이 워낙 공격적이라서 직구를 노릴 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변화구 위주로 던졌고 그게 통했다. 이날 레일리는 102개의 투구수 가운데 직구 31개, 슬라이더 20개, 커브 22개, 체인지업 14개, 투심 15개 등 구사 가능한 모든 변화구를 고루 던졌다.
프로야구 1이닝 4탈삼진은 레일리에 앞서 모두 5번 있었다. 1998년 삼성 파라가 롯데전에서 달성한 이후 그 해에만 2명이더 기록을 세웠고, 최근 기록은 2013년 9월 30일 마산 NC전에서 KIA 김진우가 삼진 4개를 잡았다. 모두 낫아웃 와일드피치로 주자가 살아 나갔기에 삼진 4개가 가능했다.
레일리에게 기록을 알려주자 "내가 정말 6번째가 맞는가. 신기하다"면서 "정말 오래 전이기는 하지만 그런 기록을 세운 적은 있다. 그렇지만 1이닝 삼진 5개를 잡는 건 사양하고 싶다"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참고로 KBO 리그는 아직 1이닝 5탈삼진 달성 선수가 아무도 없다. 게다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아직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1이닝에 낫아웃 와일드피치가 2번이나 나와야 하는데다가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할 투수의 능력까지 더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투수에게는 반가울리 없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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