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3, 텍사스 레인저스)의 초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등 통증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추신수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 도중 등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본인은 심각하지 않다고 했으나 12일 결장했고, 13일에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채 교체 출전했다. 14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는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최악의 타격을 했다. 1할대로 떨어졌다.
커리어 내내 추신수는 시즌 막판에 특히 강해졌다. 추신수의 통산 월간 성적을 비교하면 9월 이후가 가장 좋다. 9월 이후 추신수는 통산 163경기에서 24홈런 98타점, OPS .927로 뛰어났다. 그 다음으로 좋았던 것이 4월로, 통산 146경기에서 추신수는 18홈런 75타점, OPS .862를 기록했다. 나머지 달 중 가장 좋았던 8월의 통산 OPS가 .824라는 점을 살펴보면 추신수가 얼마나 시즌 시작과 끝에 위협적인 타자였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6경기를 소화한 현재 18타수 3안타로 타율은 1할6푼7리에 그치고 있다. 홈런 하나를 쳤고, 볼넷을 3차례 얻어내기는 했지만 삼진은 그 2배인 6개다. 8경기 중 2경기에 결장한 데다 공헌도도 높은 편이 아니다. 7년간 1억 3000만 달러 계약을체결한 선수에게 팀이 기대했던 성적은 절대 아니다.
조금함을 갖지 않기 힘든 상황이긴 하다. 추신수는 지난해 팔꿈치와 발목 부상으로 고생하며 123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격 성적도 타율 2할4푼2리, 13홈런 40타점에 그쳤다. 발목 부상 여파로 도루 시도도 7차례에 불과했고, 성공도 3번밖에 없었다. 수비에서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 -2.1이었다. 리그 평균 선수보다 수비에서 2승을 까먹은 셈이다.
물론 올해는 지난해 주 포지션인 좌익수가 아닌 우익수로 나오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낙관할 수는 없다. 공수 양면으로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한 가운데 팀이 67승 95패로 아메리칸리그 최하위로 추락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올해 역시 15일 경기 이전까지 3승 5패로 지구 꼴찌다. 2013 시즌 91승 72패로 지구 2위였던 팀이 추신수 합류 이후 몰락했으니 책임감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 경기에 나서는 것이 꼭 도움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냉정히 지금까지의 성적이 현재 추신수가 가진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건강했던 2012, 2013 시즌 각각 155경기, 154경기에 나섰던 모습을 지금은 찾을 수 없다. 벌써 2경기에 빠졌고, 지난 13일에도 0-4로 끌려가던 팀이 추격하지 못하고 그대로 패했다면 대타로 나설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텍사스와 계약을 맺은 뒤 추신수는 2년 연속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금의 부진이 등 통증으로 인한 일시적 부진이라면 그리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꽤 오랜 기간 지속된 여러 부위의 부상이 겹쳐 생긴 노쇠화 과정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모든 의혹들을 지워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건강한 모습으로 ‘출루머신’의 명성을 되찾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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