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의 대미를 장식한 프로농구 시상식. 하지만 팬들은 초대를 받지 못했다.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시상식이 14일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됐다. 첫 3연패를 이룬 모비스 천하였다. 정규시즌 MVP는 모비스 3연패의 주역 양동근(34, 모비스)에게 돌아갔다. 챔프전 MVP까지 통합 MVP의 주인공이 된 양동근은 베스트5, 수비5걸, 최우수수비상까지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유재학 감독은 개인통산 네 번째 감독상을 수상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부활한 최고외국선수상의 주인공이었다. 문태영은 양동근, 라틀리프와 함께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려 모비스 왕국을 완성했다. 양동근과 라틀리프는 수비 5걸에도 이름을 올렸다.

시상식의 분위기는 매우 차분하게 진행됐다. 아무래도 팬들이 현장에 거의 없었던 영향이 컸다. 지난해 KBL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다. 최대한 많은 팬들이 현장에 오게 하려는 의도였다. 올해는 호텔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다. 출입인원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를 두고 팬들은 ‘김영기 총재에게 야유가 쏟아지는 등 돌발상황을 우려한 KBL이 의도적으로 팬들의 입장을 제한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챔프전 기간 동안 울산과 원주에서 김영기 총재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팬들의 기습적인 현수막 시위가 있었다.
지난해 황순팔 심판이 심판상을 수상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당황한 황 심판은 “이런 야유를 안 듣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씁쓸한 소감을 전했다. 올해는 팬들이 거의 없었기에 이런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다.
KBL 관계자는 “지난해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시상식을 개최하다보니 취재석이 협소해 취재여건이 보장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자리인데 호텔에서 멋있게 해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비록 팬들을 초대하지 않았지만, 현장을 찾은 40여 명의 팬들은 따로 자리를 마련해서 관람하도록 조치했다. 어떤 것이 더 좋을지 논의해서 다음 시상식에 반영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농구인은 “프로농구가 점점 더 팬들과 불통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 이러다 정말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개탄했다.
이날 상을 받은 프로농구 스타들 중 대중들이 바로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선수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프로농구가 어떻게 하면 팬들과 더 소통하고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프로농구가 경기력 향상만큼이나 진지하게 해봐야 할 고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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