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수의 화려한 테크닉은 눈요기 감이다. 국내선수의 기술이 늘 때 KBL 흥행이 될 것이다.”
스포츠조선이 주최한 한국농구발전포럼이 15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됐다. ‘외국인 선수 제도와 국제 경쟁력 제고’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손대범 점프볼 편집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완태 LG 단장과 박종천 하나외환 감독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이어 김동광 해설위원, 김태환 해설위원, 유재학 모비스 감독,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토론 중 과연 프로농구 흥행을 위해 외국선수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묻는 주제가 이어졌다. 유재학 감독은 “개인기 좋은 선수들이 뛰면 화려하고 관중들도 좋아한다. 국내선수도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며 순기능을 언급한 뒤 “장기적으로 보면 그 외국선수로 인해 KBL흥행이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선수의 기술이 늘 때 KBL 흥행이 될 것이다. 외국선수의 화려한 면이나 테크닉은 눈요기 감이다. 한 명으로 충분하다”고 역설했다.

궁극적으로 국내선수의 기술이 늘지 않는다면 장기적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프로농구 3연패를 거둔 유재학 감독의 발언이기에 더욱 의미심장하게 와 닿았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개최했던 뉴질랜드와의 A매치를 예로 들었다. 외국인선수가 없는 국가대표팀이 뉴질랜드와 경기를 할 때 잠실학생체육관이 만원사례였다. 하지만 올 해 대한농구협회는 어떤 A매치 국내 개최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 감독은 “뉴질랜드와 A매치를 할 때 자리가 없어서 관중들이 돌아갔다. 대표팀에 기술 좋은 친구가 한 명도 없다. 1 대 1로 누구를 제칠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그렇지만 아시안게임 때 농구 시청률이 많이 올라갔다. 외국선수가 화려하게 덩크슛을 한고 흥행이 된다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발언을 했다.
이번 포럼은 각계각층의 농구인들이 모여 한국농구 발전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다. 다만 이런 포럼의 주최가 KBL이나 대한농구협회가 아니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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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