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새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27)가 좋은 투구를 보였다. 두 경기 결과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는 더할 나위 없는 성적으로 SK 선발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새 에이스에 대한 기대감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켈리는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비록 불펜이 8회 역전을 허용하며 다시 첫 승의 꿈은 날아갔지만 켈리의 투구는 분명 의미가 컸다. 공식 첫 등판이었던 지난 8일 인천 kt전에서 6⅔이닝 1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던 켈리는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희망을 키웠다.
1회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한 켈리는 2회 박병호와 유한준을 각각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2사 후 박헌도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긴 했지만 윤석민을 144㎞ 투심으로 루킹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3회에는 1사 후 박동원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김하성을 유격수 방면 땅볼로 잡아냈다. 이후 도루를 허용했으나 서동욱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0의 행진을 이어나갔다.

4회에는 선두 문우람에게 볼넷을 내주며 이날 들어 처음으로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박병호를 147㎞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한숨을 돌리는 듯 했으나 유한준에게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2점포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박헌도의 3루수 방면 타구 때 최정의 송구 실책으로 다시 주자를 내보냈다. 이 실책은 2사 후 스나이더의 우전 적시타로 이어지며 비자책 실점이 됐다.
팀이 득점에 계속 실패한 가운데 5회에는 2사 후 문우람 박병호에게 연속 좌전안타를 맞고 2사 1,3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전 타석에서 홈런을 맞은 유한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하지는 않았다.
팀이 5회 이명기의 적시타, 박재상의 2점 홈런을 묶어 동점을 만들자 켈리도 힘을 냈다. 6회 박헌도 윤석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스나이더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퀄리티스타트 고지에 이르렀다. SK는 6회 앤드류 브라운의 역전 솔로포로 켈리의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었다. 이에 켈리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박동원 김하성을 모두 빠른 공으로 루킹 삼진 처리하는 등 신이 난 투구를 펼쳤다.
이날 켈리의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고 커브, 체인지업, 컷패스트볼 등을 섞어 가며 넥센 타선을 막아냈다. 유한준에게 맞은 홈런을 제외하면 그렇게 크게 날아가는 타구도 많지 않았다. 타자의 무릎 주위에서 형성되는 빠른 공, 그리고 좌우를 충분히 활용하는 코너워크 등도 나무랄 곳이 없었다. SK 선발 투수 중 가장 적은 경기에 나섰지만 두 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이닝소화능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35만 달러 짜리 선수인 켈리의 성공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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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