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7)의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 보통 2~3경기 정도 슬럼프를 겪다가 금방 제 페이스를 찾던 손아섭이지만, 벌써 1주일 넘게 만족스러운 타격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손아섭의 성적은 타율 2할5푼(52타수 13안타) 1홈런 8타점이다. 특히 최근 5경기 성적이 좋지 않은데, 19타수 2안타 타율 1할5리에 그치고 있다. 이종운 감독은 15일 사직 NC전을 앞두고 "손아섭 선수가 (3번 타자 자리에서) 워낙 안 맞다보니 타순 변경을 본인이 요청하더라. 그래서 부담을 덜어 주고자 2번으로 올린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아섭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타자는 1년 내내 잘 칠수가 없다. 슬럼프는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손아섭 타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손아섭은 이제까지 자기만의 방법으로 슬럼프 기간을 최소화해왔다.

하지만 이번 슬럼프는 조금 더 지독하고 또 길다. 손아섭은 "이것도 하늘이 준 시련인것 같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현재 이 감독은 손아섭에게 따로 조언을 하고 있지않다. 이 감독은 "장종훈 타격코치가 많이 신경을 써주고 있는데 거기에 나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아섭이가 더 힘들 수 있다. 그저 '편하게 쳐라'는 말밖에 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어차피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돌아올 선수 아닌가"라며 손아섭의 타격 컨디션 회복을 낙관했다.
장종훈 타격코치는 현재 손아섭의 상태에 대해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무너져 있다. 당장 경기에서 안타 1~2개를 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원래 페이스를 되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래서 아섭이한테 '이제 개막하고 13경기(15일 기준)밖에 안 했다. 그냥 앞으로 7경기는 네가 감을 찾기위해 타석에 선다고 생각해라. 시즌은 긴데 20경기는 일부분이다. 여기서 해답을 찾아야 올해 고생하지 않을 거다'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사실 장 코치는 KBO 리그 타자 가운데 손아섭을 가장 높게 친다. 장 코치는 "손아섭은 자기관리를 위해 탄산음료도 안 마신다고 하지 않나. 내가 코치지만 오히려 존경한다. 우리 팀에 타자 한 명만 더 데려올 수 있다면 손아섭을 한명 더 데려오고 싶을 정도"라고 이야기 할 정도다.
장 코치의 이야기처럼 손아섭은 지금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5년 연속 3할 타자라는 타이틀은 거저 얻은 게 아니다. 장 코치는 "아섭이야 타격 컨디션을 되찾으면 하루에 3개씩 치는 타자 아닌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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