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kt 선발진, 불안한 뒷문 만든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4.16 06: 04

kt 위즈 선발진이 흔들리고 있다. 긴 이닝을 소화해주지 못하면서 팀 전체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는 모양새다.
kt는 15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거의 다 잡은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kt는 8회까지 6-4로 리드했지만 결국 9회에 장시환이 2점을 헌납하며 6-6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12회초엔 김현수에게 결승 희생플라이를 맞고 6-7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무작정 점수를 내준 불펜진을 탓하긴 어렵다. 이날 선발 앤디 시스코는 2⅓이닝 3피안타 6사사구(5볼넷)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것도 팀이 2-3으로 뒤진 3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이성민과 교체됐다. 하지만 이성민은 양종민을 중견수 플라이, 최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막으며 위기를 넘겼다. 결과론이지만 이성민의 조기 투입은 성공을 거뒀다.

시스코는 이날 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다. 2⅓이닝 동안 6개의 사사구를 내줄 정도로 불안했다. 만약 조기 강판이 없었다면 이날 승부는 일찍이 결정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성민이 3⅔이닝 무실점으로 잘 버텨줬다. 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비교적 두산 타선을 잘 막았지만 불펜진이 책임져야 할 이닝이 너무 많았다. 결국 장시환이 9회에 동점을 허용했다. 사실상 마무리인 장시환이 무려 2⅓이닝을 소화했다.
선발진이 조기에 무너졌기에 어쩔 수 없이 믿을만한 카드를 길고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가장 믿음직한 불펜인 이성민이 이날 47개, 장시환이 60개의 공을 소화했다. 마지막으로 등판한 심재민도 2⅔이닝 동안 41개의 공을 던지면서 1실점했다. 심재민은 14일 두산전에서 김현수의 강습 타구에 맞아 왼쪽 정강이 타박상을 당했다. 조범현 감독은 15일 경기에 앞서 심재민에 대해 “당장 투입은 힘들 것 같다”라고 말했지만 심재민까지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결과는 6-7 패배였다. 눈앞까지 왔던 홈경기 첫 승을 놓쳤다. 득점 지원도 나쁘지 않았다. 5번 타자 김상현이 3안타(2홈런)로 4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 승리를 이끄는 듯 했다. 하지만 일찍 무너진 선발은 팀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kt는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옥스프링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후 선발 투수들이 힘을 못 쓰고 있다. 박세웅이 3이닝 2실점, 정대현이 3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15일까지 kt 선발 투수들은 총 3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그나마 그 3번 중 2번은 옥스프링이 기록한 것이었다. 그만큼 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다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불펜의 과부하는 심해지고 경기 후반이 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당장 믿을만한 선발 카드를 만들어낼 수도 없는 노릇. 과연 kt가 앞으로 선발진을 어떻게 구상해나갈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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