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후 불펜’ 이성민, 위력투로 반등 노린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4.16 10: 00

kt 위즈 우완 투수 이성민(25)이 인상적인 호투로 올 시즌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성민은 1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2번째 투수로 등판해 3⅔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이성민은 선발 앤디 시스코가 조기 강판된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본인의 임무를 100% 이상 해냈다. 비록 팀은 연장 12회 끝에 6-7로 패했지만 불펜의 핵심인 이성민의 호투는 반가웠다.
이성민은 기존 마무리 김사율이 흔들리자 뒷문을 책임질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사실상 필승조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29일 롯데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팀의 연패가 길어졌다. 결국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도 마운드에 올랐다. kt는 불펜진이 얇기 때문에 확실히 필승조, 패전조를 나누기 애매하다.

이성민도 사실상 전천후 불펜으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성민도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수비의 도움도 아쉬웠지만 등판할 때마다 실점했다. 팀이 창단 첫 승을 거둔 11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마지막에 등판했으나 ⅔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고 14일 수원 두산전에서도 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15일 경기 전까지 5경기서 평균자책점 14.40일 정도. 하지만 이성민은 일찍 등판한 15일 두산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성민은 팀이 2-3으로 뒤진 3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첫 상대 타자 양종민에게는 중견수 방면의 강한 타구를 맞았지만 중견수 배병옥이 다이빙 캐치 호수비로 이성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어 최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막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위기 상황을 넘긴 이성민은 호투를 이어갔다.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면서 두산 타자들을 상대했다. 사사구를 남발하던 시스코와 정반대의 피칭이었다. 4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5회엔 2사 후 양의지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오재일을 2루 땅볼로 가볍게 막았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성민은 1개의 안타만을 내줬을 뿐 호투를 이어갔다.
이성민은 총 투구수 47개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이창재에게 넘겼다. 그는 최고 144km에 이르는 패스트볼(15개)에 슬라이더(13개), 체인지업(12개), 커브(7개)를 다양하게 섞는 팔색조 피칭으로 피안타 1개만을 허용했다. 14일 경기서 22안타를 폭발시킨 두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아쉽게 팀이 패하면서 이성민의 호투는 빛이 바랬다. 하지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성민 만큼은 조범현 감독의 계산대로 긴 이닝을 소화하며 제 몫을 다했다.
무엇보다 긴 이닝을 던지면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한판이었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마지막 투수보다는 중요한 순간에 중간에서 상대의 흐름을 끊을 수 있는 역할을 해냈다. 이성민이 앞으로 이날과 같은 호투를 보여준다면 전천후 불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시작이 불안했지만 점차 장시환과 함께 불펜진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성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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