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5할 아래에서 고전하고 있는 하위 세 팀의 공통점은 외국인 타자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거나 부진하다는 것이다. 중요한 전력 하나를 떼어 놓고 시즌을 치르다보니 팀 전력에는 직격탄이 된다. 각 팀 코칭스태프의 기다림도 길어지고 있다.
15일 현재 신생팀이라 전력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는 kt를 제외하고 5할 승부를 하지 못한 팀은 LG, 한화, 그리고 넥센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지금 성적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타선에는 각자 고민이 적지 않다는 공통점도 있다. 외국인 선수 덕을 보지 못하는 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가장 큰 문제다.
LG는 가장 심각하다. 핫코너를 맡아줄 것이라 기대를 걸었던 MLB 출신의 베테랑 내야수 잭 한나한이 아직까지도 1군 무대에 데뷔하지 못하고 있다. 전지훈련 때부터 종아리 부상으로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더니 예상보다 결장 기간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한나한은 전형적인 거포 유형은 아니지만 정확도와 상황에 맞는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어 LG의 소총 부대에 쏠쏠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한화는 나이저 모건이 2군에 있다. 한나한보다는 낫지만 역시 없는 전력이나 마찬가지다. 전지훈련 당시부터 몸 상태 문제로 1군보다는 2군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었던 모건은 개막을 앞두고 본격 합류했으나 보름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표면적인 원인은 타격 부진이다. 10경기에서 2할7푼3리에 머물렀다. 개막전 4안타를 제외하면 그 후 타율은 1할4푼3리에 불과하다.
넥센은 두 팀보다는 사정이 나을 수도 있다. 브래드 스나이더가 아픈 곳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적을 보면 역시 한숨이 나오는 것은 마찬가지다. 15일 현재 10경기에서 타율 1할8푼9리에 머물고 있고 홈런은 하나도 없다. 그나마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쳤고 그 중 3경기에서 타점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장타력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5일 경기에서는 타순이 8번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세 팀은 공격력 보강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지다. LG는 시즌 초반 마운드가 비교적 탄탄하게 버텨주고 있다. 우규민 류제국의 공백을 생각하면 기대 이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타선은 아직 그들의 장점인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도 지난해에 비하면 마운드가 한결 탄탄해졌지만 타격은 그다지 좋은 성적이 아니다. 팀 타율 2할6푼은 kt(.227)를 제외하면 리그 최하위다. 강정호 김민성 서건창의 연속 이탈로 울상을 짓고 있는 넥센도 스나이더가 활약해야 자신들의 ‘이기는 법칙’을 지킬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아직은 미지수다. 한나한은 일단 몸 상태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모건은 2군으로 내려간 후 1경기에 출전했다. 1·2군 이동이 유독 잦은 선수였던 만큼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스나이더는 그나마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마수걸이 한 방이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쁜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세 팀의 시즌 초반은 악재가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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