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4.30' 봉중근 반등조건, 첫 타자부터 잡아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4.16 12: 59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봉중근(35)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지난 15일 잠실 KIA전에 구원 등판했는데, 이번에도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3실점했다. 올 시즌 7경기 등판, 평균자책점이 무려 24.30이다. 총 3⅓이닝동안 볼넷 5개, 피안타 13개,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은 5.40에 달한다. 승리의 마침표를 찍어야할 봉중근이 상대팀에 반전의 기회가 되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다. 15경기도 치르지 않았다. 세이브 3번, 블론세이브는 1번, 세이브 성공률 75%를 기록 중이다. 엄청난 평균자책점 만큼, 세이브 성공률이 낮지는 않다. 반등할 여지는 충분하다.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동료들까지 봉중근을 믿고 있다. 
그런데 경기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역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시작부터 상대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는 게 치명타로 작용 중이다. 등판한 7경기 중 무려 6경기에서 첫 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시작부터 기싸움에서 밀렸다. 상대로 하여금 자신감을 상승시키게 했다. 봉중근 이름 석 자에 내포된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졌다.

올 시즌 첫 등판부터 그랬다. 봉중근은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에서 첫 타자 최용규를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필에게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맞아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3일에는 2사 만루서 정찬헌과 교체되며 마운드에 올랐는데, 첫 타자 박한이에게 싹쓸이 안타를 허용했다.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한 4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첫 타자 박한이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두 번째 끝내기타를 허용한 지난 7일 대전 한화전도 마찬가지였다. 11회말 3-3 동점에서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첫 타자 이용규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송주호와 6구 승부 끝에 희생번트, 최진행을 고의4구, 이시찬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만루로 몰렸다. 결국 모건의 끝내기 내야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행운이 따랐던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첫 타자 출루는 반복됐다. 봉중근은 이동현이 9회말 첫 번째 아웃카운트까지 잡은 뒤 등판했는데, 첫 타자 주현상을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모건에게 우전안타, 정범모에게 볼넷을 범해 이틀 연속 만루로 몰렸다. 하지만 권용관의 타구가 3루수 윤진호에게 향했고, 더블플레이로 이어지며 가까스로 세이브에 성공했다. 
유일하게 첫 타자를 잡은 경기는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9회초 1점차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 첫 타자 오재원을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이후 양의지에게 우전안타, 고영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최재훈을 투수 땅볼 병살타로 처리, 시즌 3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 봉중근 경기 중 가장 좋은 투구내용이었다.
그러나 지난 15일 자신감 회복과 페이스 조절을 위해 나선 잠실 KIA전에서 악몽은 반복됐다. 봉중근은 8회초 2-5, 3점차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고, 여지없이 첫 타자 강한울을 잡지 못했다. 강한울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봉중근의 타구 처리가 늦으며 강한울은 1루에서 세이프됐다. 수비가 뛰어난 봉중근이기에 아쉬움이 더 큰 순간이었다. 1루 주자 김주찬이 2루로 향하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곧바로 1루에 송구했다면, 충분히 강한울을 1루에서 포스아웃시킬 수 있었다.
시작이 중요하다. 불안한 흐름을 뒤집어야하는 봉중근에게는 더 그렇다. 기선제압에 성공해야 다음 퍼즐도 수월하게 맞출 수 있다. 봉중근이 반등하기 위해선 첫 타자부터 처리해야한다. 이대로라면, 양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결단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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