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4번 타자 이병규(7번)가 마침내 홈런포를 폭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병규는 16일 잠실 KIA전에서 4번 타자겸 좌익수로 선발출장,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개막전부터 목에 담이 걸려 고전했던 이병규의 부활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좋았다. 이병규는 1회말 1사 1, 3루에서 2루 땅볼로 3루 주자 오지환의 득점을 유도했다. 두 번재 타석인 3회말에는 중전안타를 날려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고, 정의윤의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아 득점도 올렸다.

6회말 볼넷을 얻는 과정도 좋았다. 이병규는 심동섭의 몸쪽 패스트볼에 날카롭게 배트가 돌아가며 연이어 좋은 타구를 날렸다. 홈런성 타구도 나왔는데 우측 파울폴에 살짝 바깥쪽으로 지나가며 홈런이 무산됐다. 이후 이병규는 심동섭에게 볼넷을 얻어 만루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병규는 7회말 문경찬의 133km 패스트볼을 밀어서 3점 홈런을 폭발,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4경기 동안 기다렸던 4번 타자의 홈런이 영양가 만점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이병규는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타격감이 그래도 부산 정도에는 온 것 같다. 지금 부산 쯤에 있다”고 농담을 던진 바 있다. 누구보다 답답한 마음이지만, 재미있게 자신의 컨디션을 표현한 이병규였다. 결국 6일이 지났고, 부산에 있던 이병규의 감은 잠실에 도착했다. 이병규 뿐이 아닌 이병규를 믿고 꾸준히 4번타자로 기용한 양상문 감독, 그리고 LG 팬들의 가슴 한 구석을 시원하게 뚫은 이날 경기였다.
경기 후 이병규는 “타격감이 이제는 서울 잠실에 온 것 같다”고 웃으며 “개막전 목 부상 이후 타격 밸런스가 안 맞았다. 감을 찾기 위해 배팅 훈련을 많이 했다. 이제야 내 히팅 포인트를 찾은 것 같다. 그동안 직선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갔는데 사실 그게 잘 맞은 게 아니었다. 정상 컨디션이었다면 홈런이 됐어야 하는 타구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규는 “팀의 4번 타자로서 부진해서 힘들었었다.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해 많이 미안했었다. 앞으로 찬스때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제 문학구장에 가는데 또 넘겨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10-5 승리로 LG는 시즌 전적 7승 8패를 기록, 다시 한 번 5할 승률에 1승 만을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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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