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닮은 꼴' 롯데 심규범 "실력을 닮아야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4.17 10: 00

롯데 자이언츠에는 류현진 닮은 꼴 선수가 있다. 올해 프로 2년 차인 좌완투수 심규범(24)이 그 주인공이다. 청원고-경희대 출신인 심규범은 작년 2차 3라운드에서 롯데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작년 1군에서는 1경기에 등판, 삼진 1개를 곁들여 1이닝 3자범퇴로 데뷔전을 치렀던 심규범은 올해 1군 왼손 좌완 필승조로 승격됐다. 
성적은 10경기 3⅔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2.25. 등판수와 소화이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철저하게 좌완 스페셜리스트로만 활약하고 있다. 올해는 아직 1이닝을 소화한 경기가 없고, 가장 많이 한 경기에 타자와 상대한 게 3명이 전부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심규범을 철저하게 좌타자와 붙이고 있다. 이 감독은 "지금 심규범이 잘 던지고 있는데 (우타자와 승부를 시켰다가)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어서 관리해가며 등판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시즌 초반 좌완 불펜 강영식이 결장함에 따라 대체선수를 물색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낙점받은 건 심규범이었다. 심규범은 최고구속 140km를 살짝 넘길 정도라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승부를 피하지 않는 담대함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지난 14일 사직 NC전에서는 나성범과 에릭 테임즈 2명의 강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데뷔 첫 홀드를 수확하기도 했다.

팀 내에서 심규범은 '심뚱'으로 통한다. 류현진의 별명 '류뚱'을 본딴 것이다. 심규범이 그렇게 불리는 이유는 단지 왼손으로 공을 던져서가 아니다. 놀랄만큼 외모가 흡사하다. 특히 웃을 때 초승달이 되는 눈은 류현진과 판박이다. 
마침 심규범도 류현진과 같은 인천 출신. 이 별명을 두고 심규범은 "얼굴이 아니라 실력을 닮아야 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지금은 좌완 원포인트로 활약 중이지만 심규범은 원래 대학 시절에는 선발 투수였다. 그는 "대학때는 오히려 좌타자보다 우타자 상대하는 게 더 편했다. 좌타자는 발빠른 선수들이 툭 갖다대고 뛰는 스타일이 많아 오히려 성가셨다"면서 "그래도 지금은 팀에서 맡은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심규범이 좌타자를 상대로 구사하는 공은 직구와 슬라이더 2개다. 그는 "이제 상대팀도 내가 투피치 투수인걸로 알 것 같다. 그렇지만 원래는 다른 공도 던진다. 체인지업, 커브, 싱커 모두 던지는데 지금은 가장 자신있는 공 2개만 던진다. 타자 1명을 막는 게 내 임무인데 섣불리 승부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심규범의 목표는 강영식 복귀 전까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심규범은 "강영식 선배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불펜을 막는 게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 때까지는 실점하지 않고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것에 보답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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