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 심수창 "멘탈 흔들린 내 탓이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4.17 06: 06

롯데 자이언츠 우완 심수창(34)은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는 투수다. 과거 18연패를 당하기도 했고, 올해 선발투수로 재기에 성공하며 인간승리 드라마를 쓰고 있지만 2경기 연속 팀원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불운의 시작은 10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이었다. 심수창은 그 날도 수비가 흔들리는 가운데 꿋꿋하게 호투를 했고, 타선도 8점을 올리면서 시즌 첫 승리를 눈앞에 뒀다. 2011년 이후 4년 만에 승리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롯데 불펜은 8회 1점 9회 5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고 심수창의 승리는 날아가고 말았다. 
경기 후 심수창은 "내게 승리라는 게 참 어렵다"면서 허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지만 호투를 다짐했다. 그리고 16일 심수창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 더욱 빼어난 투구를 했다. 선발로 출전한 심수창은 7이닝 8피안타 6탈삼진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면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선발투수로서 충분히 제 몫을 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를 외면했다.

1회부터 롯데 야수들은 실책 퍼레이드를 펼쳤다. 첫 타자 박민우의 평범한 내야땅볼을 2루수 정훈이 더듬으면서 1루에서 살았고, 김종호의 3루수 앞 땅볼은 황재균이 바운드 처리에 실패했다. 여기서 공식 실책으로 기록된건 박민우 타구 뿐이었다. 심수창은 곧바로 나성범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테임즈에게는 1타점 중전안타를 연달아 내주고 2실점을 했다. 
심수창의 고난은 계속됐다. 3회 선수타자는 다시 박민우, 이번에는 1루수 김대우가 강습타구 땅볼처리에 실패하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공식 기록은 안타지만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던 공이었다. 이후 김종호의 2루타로 무사 2,3루에 몰린 심수창은 나성범에게 희생플라이 그리고 본인의 폭투까지 더해져 2점을 추가로 내줬다. 
실은 롯데 야수들도 누구보다 심수창에게 승리를 선사하고자 했다. 롯데에 와서 아직 승리가 없는 심수창을 위해서다. 오히려 너무 긴장하다보니 경기 초반 실책이 나왔는데, 앞서 실책을 했던 황재균은 홈런으로 마음의 빚을 갚았다. 롯데는 꾸준히 추격전을 벌이며 3-4 한 점차까지 따라갔지만 9회 4점을 더 내주면서 결국 심수창은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수창은 경기 후 '내 탓이오' 라고 말했다. 심수창은 "팀에 승리를 가져오지 못해서 가장 아쉽다. 경기 초반 아쉬운 안타가 나왔을 때 내 스스로 멘탈 컨트롤을 못한 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궂은 날씨였지만 스스로 정신 다잡고 가능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패전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롯데 이종운 감독도 심수창의 고전이 많이 신경 쓰였나보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수창이가 잘 던졌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다. 다음에는 야수들이 꼭 수창이에게 힘이 되는 경기를 하겠다"고 심수창에게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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