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준 제구 난조, 선발 생존 발목 잡는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4.17 06: 01

KIA 타이거즈 좌완 기대주 임기준(24)이 계속된 제구 난조에 고전하고 있다. 시즌 초반 당차게 선발진을 꿰찼지만 점차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임기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기대를 모으는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일본 스프링캠프에서도 연일 호투를 펼쳤다. 그리고 김병현, 서재응 등 베테랑들의 개막 엔트리 합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선발진에 합류했다. 양현종-필립 험버-조쉬 스틴슨에 이어 임기준이 자리를 잡아준다면 KIA는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시범경기 때만 해도 좋은 활약을 펼친 임기준이지만, 정규시즌에선 불안한 제구력으로 약점을 노출했다. 임기준은 2일 인천 SK전에서 비공식 데뷔전을 가졌다. 그는 4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하는 듯 했으나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기록도 사라졌다. 그리고 8일 홈구장에서 펼쳐진 NC전에 선발 등판해 공식 데뷔전을 가졌다. 이날 임기준은 6이닝 13피안타(2피홈런) 10사사구(5볼넷) 11실점의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제구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었지만 김기태 감독은 임기준에게 120개의 공을 던지도록 했다. ‘벌투’ 논란도 있었지만 이는 불펜진을 아끼기 위한 선택. 또한 앞으로 선발진을 책임져야 할 임기준이기에 미래를 대비한 피칭이었다. 임기준은 지난 14일 잠실 LG전 선발로 예고됐으나 우천 순연으로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기준이가 아예 이번 선발 등판을 거르며 5일 쉬는 것 보다는, 모든 선발투수들이 하루씩만 밀리는 게 낫다고 봤다”면서 임기준을 16일 LG전에 다시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임기준은 3이닝 3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5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등 구위는 나쁘지 않았지만 다시 제구력에 발목이 잡혔다. 1회말 시작부터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1회에만 3개의 볼넷을 헌납했다. 3회에도 2피안타 1볼넷으로 2점을 추가 실점. 4회부터 마운드를 홍건희에게 넘겨야 했다. 특히 임기준은 22개를 던진 슬라이더 중 15개의 공이 볼이었을 정도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KIA는 개막 6연승을 하는 동안 선발진이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두 번째 등판부터는 평가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어느덧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4.62로 리그 7위로 떨어져 있다. 계산대로 선발들이 움직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16일 LG전에 앞서 “서재응, 김병현 등 2군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다 해도 바로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1군에 있는 선수들과 교체될 만한 성적이나 상황이 돼야 바꾸려고 한다”고 했다.
그런데 임기준이 계속 흔들리는 제구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서재응이 2경기서 10이닝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 아직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으나 김병현도 퓨처스 경기에 꾸준히 나서고 있는 상황. 또한 지난 4일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던 임준혁도 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결국 임기준이 흔들리는 제구를 잡지 못한다면 1군 생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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