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공격력이 떨어진다”.
시즌 전부터 우려했던 kt 위즈의 공격력이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 조범현 kt 감독은 16일 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전이 우천 연기된 후 “우리 팀은 기본적으로 공격력이 떨어지는 편이고, 발 빠른 선수도 적어 경기를 풀어나가기 쉽지 않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kt가 1군 무대를 앞두고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가 타격이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던 젊은 선수들은 경기 후에도 기본 1000개 정도의 스윙을 소화했다. 밤에는 숙소 앞에서 배트를 휘두를 정도로 공격력 강화에 힘썼다. 일본 스프링캠프에서도 마찬가지. 훈련 스케줄 중에서도 배팅 훈련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공격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kt는 팀 타율 2할2푼7리로 리그 최하위다. 득점권 타율 역시 1할7푼7리로 리그 10위의 기록이다. 팀 타선 전체의 짜임새가 약하다. 리드오프 이대형이 타율 2할8푼3리, 중심타자 앤디 마르테가 3할1푼 3홈런 11타점으로 분전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타선 침체를 겪고 있다.
주중 3연전(1경기 우천 연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kt는 지난 14일 kt 두산전에선 팀 안타가 4개에 불과했다. 그것도 박경수가 2개, 김상현이 2개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타자들은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15일 경기에선 9안타 6득점으로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상현이 3안타(2홈런) 4타점으로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 것이다. 그 외에 박경수와 김진곤이 각각 2안타 등으로 안타가 몇몇 선수들에게 몰렸다. 김상현의 맹타도 오랜 만에 나온 장면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도 뼈아프다. 베테랑 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장성호는 3월 29일 사직 롯데전서 주루 플레이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당초 4주의 결장이 예상됐지만 복귀 시기가 늦춰졌다. 조 감독은 16일 경기에 앞서 “처음에 3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좀 더 늦을 것 같다. 나이도 있고 해서 전반기 출전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팀의 주축이 돼줘야 할 선수가 빠지니 타선의 무게감도 떨어졌다.
지난 14일 두산전에선 김사연이 왼쪽 손등 중수골 골절상을 당하며 8~12주 정도 결장이 예상된다. 김사연은 올 시즌 타율 2할3푼8리로 1군 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사연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 5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재능이 있는 선수다. 그나마 kt 타자들 중에서 앞서가는 모양새였다. 특히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지니고 있어 활용도가 높은 선수였기에 그 부상이 더 아쉽다.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하위 타순의 공격력도 큰 약점 중 하나다. kt는 6~9번 타순까지의 타율이 1할9푼8리로 리그 10위다. 공동 8위를 기록 중인 넥센, NC의 2할2푼1리에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이다. 각 타순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신명철-김사연-용덕한-박기혁이다. 이들의 차례가 오면 공격의 흐름이 쉽게 끊긴다. 약점을 노출하니 상대 투수들도 자신감 있는 피칭으로 상대할 수 있다. 게다가 주로 7번 타자로 나섰던 김사연이 빠진 상황이다.
조 감독은 “2~30경기 넘어가면 좋아질 것이다”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분명 올라오는 시점도 있는 법. 그러나 그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또한 타선의 힘이 1~2명에게만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그 침체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연 kt가 언제쯤 이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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