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선발 로테이션을 다시 개편했다. 시즌을 길게 보고 투수들을 휴식시키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두산은 지난 16일 수원 kt전에 나설 선발투수로 더스틴 니퍼트를 예고했으나 경기가 우천 순연되어 니퍼트는 등판하지 않았다. 대신 17일 잠실 롯데전 선발로 다시 예고됐다. 지난 10일 잠실 LG전을 통해 시즌 첫 등판에 나섰던 니퍼트는 당시 4이닝(77구)만 소화했으나, 이번에는 6일을 쉬고 나와 6~7이닝을 끌고 가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그 뒤에 나올 투수들도 잠정적으로 정해졌다. 두산 관계자는 향후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관한 질문에 “롯데전에는 니퍼트-장원준-유희관 순으로 선발 등판할 것 같다. 마야는 다음 화요일(21일 목동 넥센전)에 나올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잠실 넥센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136구를 던진 유네스키 마야는 계획 변경이 없다면 11일 쉬고 나오게 되니 선발 한 경기를 거르는 것과 같다. 당초 김태형 감독은 마야를 쉬게 하되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는 정도까지 가지는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니퍼트가 정상적으로 16일에 마운드에 올랐다면 마야도 롯데와의 3연전에 나섰을 것이다. 그러나 비가 마야에게 더 긴 휴식을 줬다.
장원준과 유희관은 이미 충분한 휴식을 취해 등판을 더 미룰 필요가 없다. 팀이 진야곱 뒤에 이현호를 선발로 기용해 하루 숨을 돌렸고, 우천 취소로 하루 더 시간을 가졌다. 정상적으로 기용돼도 6일 쉰 뒤에 나오는 것이기에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다만 일반적인 선발투수의 등판 간격보다 하루가 벌어져 투구 감각에 영향이 있을지에 대한 우려만 약간 생길 뿐이다.
니퍼트와 장원준 사이에 마야를 끼워넣으면 장원준은 7일, 월요일(20일) 뒤에 나올 유희관은 8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이 된다. 그러나 마야를 뒤로 돌리면서 마야는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는 효과를 얻었고, 두 선발투수가 7일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도 방지했다.
또한 마야는 두 좌완투수 뒤에 배치되면서 다시 넥센을 만난다. 무대는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던 때와 다르게 목동으로 옮겨지지만, 좋은 기억이 있는 넥센전에 또 나온다는 것은 마야에게도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요소다. 신중한 피칭으로 장타 허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다음 등판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김태형 감독은 5선발 이현승이 시범경기에서 이탈하고 대체 선발 진야곱이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발투수들을 무리시키지 않는 동시에 새로운 선발투수를 찾기 위해 이현호를 시험대에 올리기도 했다. 당장의 1승보다 선발투수들의 체력 관리를 중시하고 있는 두산이 여름으로 접어들었을 때 어떤 중간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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