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4기에 성공했다. 루카스 하렐(30, LG)이 네 번째 등판에서 한국무대 첫 승을 기록했다. 전체적인 구위도 좋았지만 결정적인 SK 타자들을 홀린 변칙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루카스는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116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버티며 첫 승리를 따냈다. 팀도 루카스가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까지 6점을 지원하며 어깨를 가볍게 했다. 첫 승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던 루카스는 이날 승리로 향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루카스의 첫 3경기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3경기에서 14⅓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79에 그쳤다. 2할2푼의 피안타율에서 보듯이 구위 자체가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12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14개의 볼넷을 내주며 제풀이 무너졌다. 스트라이크존을 놓고 판정에 예민한 모습을 보여기도 했다. 양상문 감독도 경기 전 “좋은 장점도 가지고 있지만 마인드 컨트롤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그러나 루카스는 이날 한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제구가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탄착군이 잘 형성되지 않아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그 때마다 평정심을 찾으며 SK 타자들을 잘 상대했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는 ‘변칙 투구’로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어 놨다.
1회 2사 1,2루 위기를 잘 넘긴 루카스는 0-0으로 맞선 3회 1사 2루의 득점권 기회를 허용했다. 타석에는 최근 감이 좋은 박재상, 그리고 SK의 간판타자이자 1회 안타를 뽑아냈던 최정이었다. 하지만 루카스는 박재상을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최정과도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그리고 여기서 루카스의 변칙 투구폼이 나왔다. 풀카운트에서 갑자기 스리쿼터형으로 팔 각도를 떨어뜨려 140㎞ 싱커를 꽂아 넣은 것이다. 최정은 반응하지 못했다.
4-1로 앞선 6회에도 이 변칙 투구는 효과를 봤다. 루카스는 선두 박정권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타석에는 전 두 번의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린 이재원이었다. 여기서도 루카스는 볼카운트 2B-1S의 타자 유리 카운트에서 팔 각도를 바꿔 이재원의 타이밍을 뺏었고 결국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할 수 있었다.
루카스는 전형적인 정통파 유형의 선수지만 상황에 따라 팔 각도를 조금씩 바꿀 수 있는 투수다. 지금까지는 별다른 효과를 못봤지만 이날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두 유형에서 모두 좋은 제구를 보인다면 타자에게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날 117개의 투구에 투수 앞 뜬공에 다이빙까지 하는 열정을 보여준 루카스의 다음 등판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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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