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 없이도 강하다. 두산 베어스의 화수분 타선이 토종의 힘을 마음껏 과시했다.
두산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초반부터 타선의 집중력을 폭발시키며 12-1로 승리했다. 이날 이전까지 KIA와 공동 4위였던 두산은 3연승을 거둬 9승 6패가 됐고, 롯데(9승 7패)를 제쳤다.
이날 승리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타선의 초반 폭발이었다. 두산 타선은 1회말 7득점해 송승준(⅔이닝 7실점)을 강판시켰다. 2회초 최준석의 솔로홈런으로 롯데가 추격을 시작하자 곧바로 2회말에 김재호의 적시 2루타와 민병헌의 3점홈런으로 11-1을 만들어 추격 의지마저 꺾었다.

1회말 공격에서 4번타자 홍성흔이 송승준의 공에 맞고 대주자 정진호로 교체돼 선발 전원 안타는 일찌감치 무산됐다. 그러나 두산은 2회말까지 볼넷 3개와 몸에 맞는 볼 1개까지 묶어 11안타로 11득점했다. 타선의 집중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기록이다.
이러한 엄청난 공격력이 외국인 타자 없이 만들어졌다는 점은 놀랍다.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잭 루츠는 아직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그럼에도 나머지 주전 선수들이 전원 정상 가동되자 가공할 공격력이 폭발했다. 경기 초반 4번타자까지 잃었음에도 힘은 줄어들지 않았다.
주중에 수원에서 치른 kt와의 2경기까지 포함하면 더욱 놀랍다. 첫 경기가 있던 14일에 무려 22안타를 터뜨려 18득점했던 두산은 다음날 연장 12회까지 12안타로 7점을 뽑아냈다. 매 이닝 안타를 하나씩 쌓은 것과 같음에도 앞뒤로 워낙 타선이 크게 터져 7득점이 초라해 보일 정도다. 하루 쉰 뒤 롯데를 맞아서는 2회에 이미 두 자릿수 안타를 넘어섰다. 두산은 장단 15안타로 경기를 끝냈다. 최근 3경기 37득점 호조다.

3회부터 5회까지는 약간의 침체기도 있었지만 두산은 6회말 1점을 추가해 다시 분위기를 살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31일 잠실 홈경기에서 롯데가 장단 29안타로 구단 한 경기 최다안타 기록을 세운 것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2이닝 동안 11안타를 집중시킨 것으로 어느 정도 설욕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초반부터 가장 뜨거웠던 것은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은 2회말까지 2루타와 단타, 홈런을 모두 때려 3루타를 제외한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했다. 3루타는 마지막까지 때려내지 못했지만 승부의 추를 완전히 기울인 3점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볼넷 4타점 맹활약이었다. 민병헌 뒤에 배치된 2번 정수빈도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롯데를 괴롭혔다.
nick@osen.co.kr
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