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의 매력을 만끽하고 있다".
한화 투수조장 안영명(31)이 선발로 비상하고 있다. 안영명은 지난 17일 대전 NC전에서 5이닝 2피안타 2볼넷 4사구 4탈삼진 1실점(1자책) 역투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종전 등판이었던 11일 사직 롯데전 6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 첫 승 수확에 이어 선발 전환 후 2연승이다.
팀 사정상 갑작스럽게 구원에서 선발로 전환했지만, 안영명은 기대이상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2경기 11이닝 1자책, 평균자책점이 0.82에 불과하다. 이태양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아웃되고, 송은범과 유창식이 기복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안영명의 선발 역투는 한화 마운드에 단비와 같다.

안영명은 "감독님께서 지금 제 상태를 잘 아시고 선발 보직에 넣으신 듯하다. 최근 변화구를 요리조리 많이 던지고 있어 선발로 던지는 지금 상황에 맞는 것 같다"며 "나도 구원을 했기 때문에 선발이 일찍 내려오면 불펜이 힘들고 과부하 걸린다는 걸 안다. 그래서 최대한 이닝을 많이 가져가려 한다"고 했다.
속구 구속은 최고 143km로 한창 좋을 때만큼 빠르지 않지만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고르게 섞어 던지고 있다. 그는 "중간으로 1~2이닝 던지면 힘으로만 승부하지만 선발은 또 다르다. 힘으로 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 땅볼 유도하는 경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구원 때보다는 완급조절이 눈에 띈다.
시즌 중 구원에서 선발 전환은 쉽지 않은 일. 이에 대해 안영명은 "그동안 30개 정도 던지다 100개 가까이를 던지고 있어 스태미나에 문제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 캠프 때 많은 공을 던진 것도 지금을 위해 몸을 만든 것이다. 팔이 뭉치는 느낌도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제는 선발로 로테이션을 돌고 있지만 그의 마음은 아직 구원투수다. "선발이든 구원이든 마음은 바뀐 게 없다. 중간에서 던질 때처럼 지금 이 이닝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한다. 그러다 보니 5~6회까지 가고 있다. 나머지 투수들에게 조금이라도 여유를 주고 싶다"는 게 안영명의 솔직한 마음.
선발 전환하자마자 2승을 거두며 승운도 따르고 있다. 그는 "타자들이 워낙 잘 쳐준 덕분이다. 개인적인 승리는 크게 신경 안 쓴다. 팀이 리드하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며 "선발의 매력을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선발이든 구원이든 개인 욕심은 부리지 않고 주어진 보직에 충실하겠다"고 팀을 먼저 앞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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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