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잘 생겨서 시건방져 보이기도 했는데, 프로답게 열심히 한다”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이 본 황재균의 첫 인상은 전형적인 야구선수보다는 잘 생긴 청년에 가까웠다. 그도 그럴 것이 황재균은 수많은 야구선수들 중에서도 수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체구 역시 지금도 그렇지만 장타를 위해 살을 찌우기 전까지는 더 균형 잡힌 탄탄한 몸매였다.
그러나 1군 감독 부임 후 가까이서 오랜 시간 황재균을 지켜본 뒤로는 이 감독의 생각도 바뀌었다.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지내면서 보니 프로답게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야구 욕심도 많은 선수다”라며 황재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야구 욕심이 많다는 것은 지난 오프시즌 황재균의 생활을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황재균은 장타력을 키우기 위해 체중 증량에 나섰다. 육식 위주의 식단을 통해 황재균은 100kg을 돌파하기도 했다. 타구가 멀리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속도도 빨라진 것에 스스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장타자로 변신을 꾀한 황재균의 노력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8경기에서 12홈런과 2루타 33개를 때려냈던 황재균은 올해 16경기를 치른 현재 벌써 4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2루타 역시 7개나 나왔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을 페이스다.
이 감독 역시 이러한 황재균의 대약진이 기분 좋다. 17일 경기 전 이 감독은 “지금 우리팀 공격에서는 재균이가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어떤 타순이든 나가서 잘 해주고 있다”고 평했다. 손아섭이 잠시 부진에 빠져 있는 동안 황재균은 가장 중요하다는 3번 타순에도 배치되고 있다. 17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한 경기 침묵했다 해서 황재균에 대한 이 감독의 믿음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뛰어난 기량뿐만 아니라 열심히 하려는 자세까지 갖추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이 감독은 “잘 하는 선수가 최선을 다하기까지 해주면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하게 된다. 잘 하든 못 하든 최선을 하다는 재균이의 모습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항상 노력하는 황재균의 프로의식을 다시 한 번 극찬했다.
최근 2경기에서 8타수 1안타로 주춤하고 있지만 황재균은 시즌 타율 3할1푼9리로 아직 좋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OPS는 .949로 특급 수준이다. 롯데의 2연패는 최근 2경기 황재균의 타격 부진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따라서 연패를 끊을 열쇠 역시 황재균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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