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69' 조상우 때문에 넥센이 웃는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4.18 20: 02

소방수보다 강하다.
한국과 일본에서 소방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동렬 전 KIA 감독은 최고의 소방수를 묻는 질문에 "무사 만루에서 등장해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을 수 있는 투구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가능한 투수는 "오승환 한 명 정도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들어 여기 또 한 명의 비슷한 투수가 등장했다.  넥센의 우완 조상우이다. 보직은 소방수가 아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자면 소방수보다 강한 필승맨이다. 적어도 조상우는 18일 광주 KIA전에서 선동렬의 소방수론을 떠오르게 만들 만큼 압권의 투구를 과시했다.

4-1로 앞선 가운데 6회말 선두타자 브렛 필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날렸다. 염경엽감독은 피어밴드를 내리고 조상우를 곧바로 올렸다. 조상우는 나지완과 최희섭을 상대로 150km짜리 공을 뿌리더니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이범호는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추격흐름을 차단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이종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강한울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최용규를 2루수 병살로 요리하고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조상우가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주면서 넥센은 2연승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고 5-1로 승리했다.
조상우는 전날도 절체절명의 순간에 등장했다. 1-3으로 뒤진 가운데 5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조기등판했다. 상대한 KIA의 클린업트리오를 상대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브렛 필은 유격수 뜬공, 나지완은 삼진, 최희섭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조상우가 실점을 막은 것이 터닝포인트가 됐고 결국 7회와 8회 동점과 역전으로 이어졌다.
조상우는 이날까지 8경기에 출전해 13이닝 동안 1자책점만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0.69에 불과하다. 팀내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언제고 등판하는 애니콜 조상우가 있기에 넥센이 웃는다.
경기후 조상우는 "최근 숙면을 잘 취하고 쉬었던 것이 컨디션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기복없이 꾸준하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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