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감독, 브라운 4번 쓰는 이유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19 12: 19

4번 타자의 타율이 1할대라면 어느 감독이나 교체를 염두에 두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용희 SK 감독은 앤드류 브라운(31)을 꾸준히 4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브라운의 기를 살려주기 위함도 있지만 팀 내 타선의 균형과도 연관이 있다.
김용희 감독은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와의 경기가 비로 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나 브라운의 4번 기용 이유에 대해 밝혔다. 브라운은 올 시즌 16경기에서 타율이 1할8푼9리, 3홈런에 그치고 있다. 선구안은 비교적 좋아 출루율은 3할5푼3리로 그렇게 형편 없는 수치는 아니지만 어쨌든 방망이에 타구가 잘 맞지 않고 있음은 분명하다.
브라운 스스로도 고민이 크지만 타순을 짜야 할 김 감독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SK의 타선은 3번 최정, 4번 브라운, 5번 박정권, 6번 이재원으로 고정된 모습이다. 여기서 가운데에 있는 브라운이 부진하다보니 공격의 흐름이 다소간 끊기는 점은 있다. 반대로 이재원은 16경기에서 타율 3할8푼6리, 17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에 이재원의 타순을 상향 조정해야 하지 않느냐에 대한 의문도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김 감독은 브라운의 4번 기용에 대해 "오히려 이재원이 뒤에서 지키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 감독은 "앞에서 조금 안 맞는다고 (이)재원이를 올리면 오히려 뒤가 넘어질 수 있다"라면서 "지금은 4,5번이 조금 부진하다 하더라도 이재원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점수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어쨌든 중심타선에서 출루가 되면 이재원의 방망이에 해결 능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재원이 계속 출루를 해도 5,6번이 터지지 않으면 득점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브라운의 기를 살려주는 측면도 있다. 안 맞고 있는 상황에서 타순까지 바꾸면 브라운의 심리적인 조급함이 더해질 수도 있다. 일단 지금 타순의 골격은 그대로 두되, 포지션별로 선수들을 다르게 투입하며 타선의 짜임새를 향상시키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한편 전날 6이닝 4실점을 기록해 시즌 3승째를 따낸 김광현에 대해서는 "공이 나쁜 건 아니다. 괜찮다.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조절을 조금 시킬 필요가 있다. 정말로 삼진이 필요한 시점도 있지만 퍼펙트하게 막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투구를 지향하는 것은 물론 좋다. 하지만 오래 던지려면 조정력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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