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의 이적 공백에 대한 우려는 접어둬도 될 것 같다. 알프레도 피가로(삼성)가 외인 특급 선발의 위용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피가로는 올 시즌 4차례 선발 등판을 통해 2승 1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2.42. 4차례 등판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할 만큼 안정적이다.
피가로를 향한 류중일 감독의 시선은 긍정 그 자체. "지금보다 구속이 더 나올 것"이라는 게 류중일 감독의 생각. 이어 "피가로는 주자가 없을때 직구가 147km 정도이지만 주자가 있거나 위기 상황에 처하면 150km 정도 던진다. 완급 조절을 할 줄 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밴덴헐크와 피가로 가운데 누가 더 나을까. 류중일 감독은 "큰 키에서 내리꽂는 직구는 밴덴헐크가 낫지만 사사구 허용 비율은 피가로가 더 낫다"며 "피가로는 2년간 일본 무대에서 뛴 경험이 있기에 한국 야구에 대해 잘 알고 일본보다 상대하기 쉬울 것"이라고 피가로에게 점수를 더 줬다.

밴덴헐크는 2013년 7승 9패(평균 자책점 3.95)에 그쳤다. 당시 구단 측은 밴덴헐크와 재계약하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김태한 투수 코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1년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밴덴헐크는 지난해 13승 4패(평균 자책점 3.18)를 거두며 삼성의 통합 4연패에 큰 공을 세웠다.
류중일 감독은 "밴덴헐크가 첫해 7승, 지난해 13승을 거뒀으니 피가로는 올 시즌 15승은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부터 144경기 체제가 된 만큼 15승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그렇다고 아쉬운 게 없는 건 아니다. 류중일 감독은 "피가로가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유인구를 던지면 좋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피가로는 18일 현재 볼 카운트 0B2S에서의 4할2푼9리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다시 말해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도 제대로 승부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전력의 30%를 차지한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된다"면서 "외국인 원투 펀치를 중심으로 3명의 토종 선발진이 힘을 보태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피가로 뿐만 아니라 타일러 클로이드도 1승(평균 자책점 3.32)에 불과하나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는 등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삼성의 외국인 투수 교체는 성공적이다. 이들의 활약 속에 통합 5연패 달성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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