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률(27, 두산 베어스)은 지난 18일 데뷔 첫 승을 거뒀다. 1-5로 뒤지던 9회초에 올라 1이닝을 막은 것이 전부라 승리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을 터. 그러나 9회말 팀이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를 써 생각지도 않았던 데뷔 첫 승의 행운이 그에게 왔다.
2007년 데뷔해 어느덧 9년차가 됐지만 1군에서 승리를 맛본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는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때린 최주환에게 돌아갔다. 김강률도 아쉬움을 표현하기보다는 “주환이 형에게 고맙다. 동점에서 막은 것도 아니고, 설마 했는데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은 불펜이 불안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김강률이 11경기에서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79로 초반 선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19일 잠실 롯데전이 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함)덕주도 안 좋았다가 지금은 괜찮아졌고, 강률이도 꾸준히 해주고 있다. 또 (이)재우가 크게 해주고 있다. 점수를 안 주고 내려가서 어린 선수들도 뒤에서 잘 던지는 것 같다”며 불펜 투수들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김강률은 아직 만족하지 않고 있다.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변화구, 나머지 하나는 타자들과의 수 싸움이다. 김강률은 “슬라이더가 잘 되지 않아서 투수코치님이 슬러브처럼 던져보라고 하셨다. kt전부터는 다시 슬라이더로 돌아왔다”며 계속해서 하고 있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타자와의 머리싸움은 경험이 쌓이면 점차 발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도 갖고 있다. “주자가 없을 때와 박빙일 때 타자들의 집중력이 달라진다. 구종이 단조로워서 제구가 정교해야 하는데 수 싸움은 아직 약하다. 던질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는 게 김강률의 의견이다.
아직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이 없어 무엇보다 중요한 게 페이스 조절이다. 특히나 스프링캠프 초기부터 150km를 훌쩍 넘는 강속구를 던져 주변의 우려도 없지 않았다. 김강률은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이 한 번은 오게 되어 있는데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며 슬럼프 대비에 관한 자신만의 생각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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