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42) 울산 현대 감독이 올 시즌 양동현(29)을 선발, 김신욱(27)을 조커로 기용하는 이유를 명쾌히 밝혔다.
윤정환 감독은 지난 19일 인천 유나이티드(1-1 무승부)와의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원정 경기 전 인터뷰서 양동현과 김신욱의 활용법에 대해 나름의 철학을 설명했다. 윤 감독은 올 시즌 양동현을 선발로 내보낸 뒤 김신욱을 후반 조커로 기용하고 있다. 징계 등으로 공격수 자리가 남거나 골이 필요할 경우 양동현과 김신욱을 동시 투입한 적은 있지만 '트윈 타워'를 주전술로 내세우지는 않고 있다.
김신욱은 벤치에 있다 후반 20~30분만을 소화하기에는 가진 능력이 너무 아까운 선수다. 196cm의 제공권은 상대 수비진을 공포에 떨게 만든다. 헤딩 패스도 다른 선수들이 발로 주는 웬만한 패스보다 정확하다. 여기에 큰 키와 어울리지 않는 발기술과 득점력까지 갖췄다. K리그는 물론 2014 브라질 월드컵,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국제 무대에서도 이미 그 능력은 발휘됐다.

그럼에도 윤 감독은 양동현을 선발 카드로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동현이가 몸놀림이 나쁘지 않다. 신욱이도 나쁘지는 않지만 100% 컨디션은 아니다. 후반에 들어가야 더욱 위력적"이라고 명쾌한 해답을 내놨다.
올 시즌 두 장신 공격수의 출발선은 달랐다. 김신욱은 아시안게임 부상 여파로 시즌 초반을 날렸다. 뒤늦게 복귀했지만 100% 몸 상태는 쉽사리 올라오지 않았다. 올 시즌 7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했다. 반면 186cm의 양동현은 물 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윤 감독의 굳건한 신뢰 속 재능을 꽃피웠다. 어린 시절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서 익힌 남다른 볼 컨트롤과 문전에서의 세밀함이 빛을 발했다. 올 시즌 7경기에 모두 출전해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울산은 이날 전반 19분 김태환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섰다. 하지만 후반 들어 수비적인 전술로 일관하다 후반 41분 박세직에게 뼈아픈 프리킥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양동현은 이날 선발 출전해 후반 38분 교체 아웃됐다. 그와 바통을 터치한 이는 다름 아닌 김신욱. 7분간 그라운드를 밟는 데 만족해야 했다.
김신욱이 100%의 몸 상태를 만들며 윤 감독의 선발 카드로 낙점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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