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날개를 활짝 펴지 못하고 있는 추신수(33, 텍사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하나둘씩 고개를 들고 있다. 성적으로 보여준 것이 없는 만큼 감수해야 할 일이다. 반등하며 이런 시선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의 스타 컬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소식통 중 하나인 버스터 올니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추신수의 시즌 초반 부진을 다루며 우려를 표시했다. 올니는 “지금까지(19일까지를 의미) 추신수는 9경기에서 타율 1할3푼8리에 1홈런, 그리고 2볼넷을 기록했다”라면서 “이는 최근 체결된 FA 계약에서 가장 나쁜 것 중 하나”라고 적었다. 올니는 “7년, 1억3000만 달러”라고 덧붙였다.
2013년 신시내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추신수는 2014년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대형 계약을 맺었다. 무려 7년간 1억3000만 달러의 계약이었다. 텍사스는 당시 확고한 리드오프가 없어 고전 중이었으며 이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의 선수인 추신수는 텍사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30대의 선수이기는 하지만 선구안이 좋고 출루율이 뛰어다나는 점에서 위험부담이 덜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추신수는 지난해 발목과 팔꿈치 부상으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다. 부상 탓에 123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2할4푼2리, 출루율 3할4푼으로 고개를 숙였다. 올해도 시즌 출발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등 통증 때문에 출장을 거르는 등 아직 정상적인 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9경기 출루율은 2할1푼9리다.
당초 추신수에게 리드오프의 몫을 기대했던 텍사스는 제프 배니스터 감독의 취임과 함께 이 구상을 사실상 폐기처분했다. 배니스터 감독은 기동력이 좋은 레오니스 마틴을 붙박이 리드오프로 쓸 것이라 공언한 상황이며 실제 마틴은 꾸준히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비해 추신수는 2번과 5번을 오가는 중이다. 18일 라인업에는 당초 선발 7번으로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다. 뭔가 산만한 느낌을 주는 시즌 출발임은 부정할 수 없다.
지역 언론도 그다지 호의적인 시선이 아니다. 지역 언론들은 올 시즌 텍사스가 살기 위해서는 프린스 필더와 추신수라는 두 핵심 선수들이 살아나야 한다고 앵무새처럼 지적했다. 여기서도 명암이 엇갈리며 추신수에 대한 논조는 점점 따뜻함을 잃어가고 있다. 필더는 시즌 초반 3할 후반대 타율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는 반면 추신수는 출발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추신수와 비슷한 평가를 받으며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제이코비 엘스버리(32)는 지난해 149경기에서 타율 2할7푼1리, 16홈런, 70타점, 39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역시 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추신수에 대한 비판은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침체가 계속될수록 언론의 논조는 더 강해질 것이 분명하다. 추신수가 스스로 그 쇠사슬을 끊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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