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오타니 쇼헤이(21, 니혼햄)가 시즌 초반 맹활약으로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해외진출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MLB) 팀들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오타니는 19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7탈삼진 완봉승을 거두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첫 완봉승을 따낸 오타니는 개막 이후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퍼시픽리그 다승 부문 선두에 올라섰다. 초반에는 다소 불안한 감도 있었지만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고 이후에는 야수들의 수비 지원까지 받으며 안정적인 모습으로 완봉승을 마무리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37에서 0.95로 낮아졌다.
이미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60㎞에 이르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오타니다. 첫 경기였던 3월 27일 라쿠텐전에서 5⅔이닝 소화를 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팀 마운드의 기둥임을 입증하고 있다.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이기도 하다. 4경기에서 33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이 부문에서도 왕좌를 노리고 있다.

갈수록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 일본 야구계의 시선이다. 개막전에서 오타니를 공략하지 못하고 패했던 라쿠텐의 히라이시요 오스케 타격코치는 오타니의 투구에 대해 “원래 대단한 투수였는데 항상 진화하고 있다. 해마다 제구가 좋아지고 있고 변화구의 정확도도 높아지는 추세다”라면서 “공에 힘이 있고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의 퀵모션도 좋아졌다. 솔직히 대량득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선수”라고 혀를 내둘렀다.
라쿠텐의 대표 선수 중 하나인 긴지 역시 “작년에는 변화구의 제구가 다소 부족했지만 올해는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아낼 수 있다는 인상이 생겼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은 크다”라고 말했다. 그가 완벽한 투수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이 젊은 투수의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다.
이런 오타니의 활약에 MLB 팀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타니는 올해 프로 3년차 선수다. 아직 MLB 진출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으려면 시간이 적잖게 남아있다. 그러나 ‘입도선매’를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다.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의하면 오타니의 등판 때마다 3~5개 팀의 MLB 스카우트들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타니의 성장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타석에도 들어서는 활용성에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타자로도 9경기에 나서 타율 2할8리, 1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런 장점은 투수가 타석에도 들어서는 내셔널리그 팀들에게 특히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일본에서 4년을 뛴 윌리 모 페냐는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160㎞의 빠른 공을 봤을 때는 놀랐다”라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일본이기에 놀라운 것이다. MLB에 가면 많은 투수들이 그 정도의 빠른 공을 던진다. MLB에서 구속에 대한 놀라움까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빠른 공은 분명 투수에게 든든한 밑천이다. 지금의 추세대로 변화구 제구까지 좋아진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다르빗슈 유(텍사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를 잇는 또 하나의 거물이 탄생할 수 있을지, 시즌 내내 오타니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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