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근, “포웰을 만난 것, 나에게 큰 행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4.20 08: 00

“포웰을 만나서 배운 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죠.”
지난 시즌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서 4강 돌풍을 일으킨 인천 전자랜드를 언급할 때 신인 정효근(22, 전자랜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한 살 많은 이승현(23, 오리온스), 김준일(23, 삼성)에 이어 3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정효근은 시즌 후반부에 가능성을 폭발시켰다. 그는 전자랜드를 이끌 차세대 장신포워드로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2미터의 훤칠한 신장에 잘생긴 얼굴까지. 정효근은 전자랜드를 대표하는 차세대 간판으로 팬들에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즌을 마친 정효근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는 “팬들이 좋아해주시니까 좋죠. 아직 신인이니까 새로운 얼굴이라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전자랜드 외모랭킹을 매겨달라고 하자) 박진수, 차바위... 음 제가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드는 것 같아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시즌 초반 정효근은 많은 시간 출전을 하지 못했다. 한양대 3학년만 마치고 프로에 온 터라 준비가 덜 됐다는 유도훈 감독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정효근은 주목을 받았다. 동부와의 4강 4차전에서 정효근 17점, 3점슛 3방으로 숨겨둔 가능성을 폭발시켰다.
정효근이 보는 데뷔 시즌은 어땠을까. 그는 “제가 생각했던 프로데뷔는 처음부터 잘하고 싶었어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서 서두르다보니 쉬운 것도 못해서 자신감도 떨어졌죠. 나중에 아예 ‘잘하자’ 이런 생각을 버리고 ‘리바운드만 몇 개 하고 나오자’고 했죠. 그랬더니 잘 풀리기 시작했어요. 리그 초에 헤맬 때 ‘내가 내년에 나왔어도 이러고 있을거다. 1년 빨리 고생하는 거니 좋게 생각하고 빨리 벗어나자’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죠”라고 돌아봤다.
신인의 성장에 선생님이 두 명 있었다. 바로 유도훈 감독과 주장 리카르도 포웰이었다. 특히 정효근과 포웰의 우정은 큰 화제를 모았다. 정효근은 출국하는 포웰을 공항까지 배웅할 정도로 사이가 각별했다.
포웰에 대해 묻자 정효근은 벌써 웃음꽃이 피었다. 그는 “저에게 어쩔 때 삼촌 같았고, 친한 동네 형 같았고, 친형 같았죠. 그러다보니 같이 투닥거리기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쳤어요. 동고동락했던 형이죠. 이제 포웰과 다시 못할 것 같아요. 얼리로 나와서 포웰을 만나 1년 동안 많이 배우고 느낀 것이 저에게 큰 도움이고 행운이었죠”라고 감사했다.
유도훈 감독의 독한 훈련도 정효근의 성장을 도왔다. “아무리 힘들어도 (감독님이 시키면) 해야죠. 하면 리그 톱 선수를 만들어주신다고 하는데, 국가대표를 만들어 주신다고 하는데 해야죠. 어느 프로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겁나긴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버티고 이겨내야죠” 탄탄해진 몸만큼 마음도 성숙해진 정효근이다.
전자랜드도 정효근의 성장에 적극적이다. 오는 29일 정효근은 김지완과 함께 미국 시애틀로 한 달 가량 농구유학을 떠난다. 유도훈 감독은 “흑인들과 부딪쳐보면 느끼는 게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효근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보완하고 싶을까. 그는 “일단 (차)바위 형 같은 수비력에 욕심이 나요. 수비욕심이 없었는데, 바위 형 같은 수비를 갖추면 좋은 평가를 들을 것 같아요. 순발력도 키우고 싶어요. 플레이오프까지 줄넘기를 하루 5000개씩 꾸준히 했어요. 3~40분을 쉬지 않고 하다보면 유니폼이 땀에 다 젖죠. 그랬더니 점프를 할 때 순발력이 생기더라고요. 더 높게 올라갔어요”라며 특훈비결을 밝혔다.
유도훈 감독은 입버릇처럼 ‘정효근을 국가대표로 만들겠다’고 한다. 허언이 아니다. 정효근 역시 스승의 마음을 잘 알고 따라가고 있다.
“아직 국가대표 되기에는 많이 부족하죠. 우선 제 또래 최준용, 문성곤이나 (이)승현이 형 등 포워드들을 상대로 국가대표가 되려면 그 친구들보다 뛰어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먼저죠. 그 선수들을 이기고 올라서다보면 국가대표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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