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대구구장 펜스, '수호 천사' 펜스로 탈바꿈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4.21 09: 55

삼성 라이온즈가 대구구장 펜스 교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선수들의 부상 방지 뿐만 아니라 기량 발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구구장의 펜스는 충격 완화 기능이 전혀 없었다. 선수들이 뛰어가는 속도를 흡수할 쿠션 장치가 안 돼 있다 보니 펜스 쿠션이 움푹 들어가기는 커녕 샌드백처럼 단단했다. 딱딱한 벽에 맨몸으로 뛰어가는 것과 다름없는 충격이었다. 오죽 하면 '선수잡는 펜스'라는 오명까지 생겼을까.
이젠 다르다. 대구시는 올 시즌을 앞두고 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쿠션 기능을 갖춘 펜스로 바꿨다. 펜스의 두께는 15cm이며 자재는 메이저리그에서 주료 사용하는 스포츠베뉴패딩이다. 펜스 자재 공급이 늦어지면서 공사가 지연돼 삼성이 대구구장 대신 포항구장에서 시범경기 8연전을 치르는 불편함을 겪긴 했지만 펜스 교체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선수들의 만족도는 높다. 좌익수 최형우는 지난해 7월 13일 대구 SK전서 정상호의 좌중간 2루타 때 타구를 쫒다가 펜스에 부딪혀 왼쪽 늑골 미세 골절 부상을 당했다. 이후 최형우는 한 달 가까이 TV 중계를 통해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그는 "확실히 다르다. 큰 두려움이 사라졌다. 작년에는 펜스 쪽으로 가면 뭔가 두려운 게 있었는데 이젠 전력 질주가 가능해졌다. 예전처럼 펜스 근처에서 어정쩡하게 서성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까지는 콘크리트 바닥과 같았다면 올해는 고급 침대와 같은 느낌이다. 깜짝 놀랄 만큼 좋아졌다. 이제 세게 부딪혀도 아무 느낌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부상 이후 대구구장 뿐만 아니라 타 구장에서도 펜스 플레이할때 뭔가 의식했는데 이제는 다 편하다"는 게 최형우의 설명이다.
중견수 박해민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펜스를 바꾼 뒤 좀 더 과감한 플레이를 하게 된다. 작년과 같은 펜스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펜스에 부딪혀 보니 확실히 좋아졌다. 푹신하니 이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래서 일까. 박해민은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명품 수비를 선보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15년째 삼성에서 활약 중인 우익수 박한이는 안전 펜스로 교체한 덕분에 큰 화를 피할 수 있었다. 그는 18일 대구 kt전서 펜스 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왼쪽 옆구리를 다쳤는데 다행히도 두 차례 정밀 검진 결과 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한이는 "펜스가 바뀌어 천만다행이다. 펜스에 부딪혔을때 팔꿈치가 갈비뼈를 쳤는데 별 이상이 없었다. 옛날 펜스였다면 갈비뼈 2,3번 부려졌을 것"이라고 안도했다. 지난해까지 '공포의 펜스'로 불렸던 대구구장의 펜스 교체는 선수들의 부상 방지 뿐만 아니라 허슬 플레이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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