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타선이 유네스키 마야(34, 두산 베어스)에게 당했던 굴욕을 깨끗이 설욕했다.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에서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진 타선의 힘을 앞세워 12-0으로 대승을 거뒀다. 파죽의 4연승을 거둔 넥센은 9승 9패로 승률 5할에 복귀했다.
이날 경기는 마야와 넥센의 재회로 관심을 모았다. 두산과의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9일 잠실 경기에서 넥센 타선은 선발 마야를 상대로 9이닝 동안 볼넷 3개를 얻었을 뿐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다. 넥센 선발 앤디 벤헤켄도 당시 6이닝 1실점 호투했으나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마야에 판정패했다.

그러나 그때와 이날 경기는 많은 것이 달랐다. 우선 장소가 잠실에서 목동으로 바뀌었고, 마야는 9일 136구를 던진 뒤 11일을 쉬었다. 선발 로테이션 한 번을 거른 셈이다.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 넥센 타선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마야의 노히트노런 달성 때 넥센의 마지막 타자였던 유한준은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렸다. 1회말 선제 3점홈런으로 마야를 흔든 유한준은 2회말에는 비슷한 곳으로 타구를 보내 만루홈런을 만들어냈다. 3회초 무릎 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두 타석만으로 7타점을 올렸다.
이외에 윤석민도 친정팀에 강했던 면모를 이어갔다. 윤석민은 팀이 9-0으로 앞서던 2회말 승부를 거의 결정짓는 투런홈런을 비롯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이전까지 두산전 3경기에서 9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했던 윤석민은 ‘두산 킬러’ 이미지를 굳혔다.

2회까지 3홈런을 집중시키며 전광판에 각각 3점, 8점을 새겨 넣은 넥센은 밴헤켄을 비롯한 투수들이 9회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좋은 피칭까지 펼쳐 공수 양면에서 완승했다. 96개의 공으로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한 밴헤켄은 판정패를 KO승으로 되갚아줬다.
반면 푹 쉬고 나온 마야는 단 3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이전 3경기에서 22이닝을 책임졌을 정도의 이닝이터였지만, 이미 3연승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던 넥센 타선 앞에서 버티지 못했다. 3회까지 투구 수는 81개로 한계 투구 수에 다다르지 않았으나 두산은 일찌감치 진야곱, 남경호, 이현호를 차례로 투입해 투수력 손실을 최대한 막고 다음 경기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nick@osen.co.kr
목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