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번호이동’ 듀오, 중심타선 이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22 13: 01

흔히 말하는 대한민국 통신 3사(SK·kt·LG)의 이름을 모두 자신의 경력에 넣은 흔치 않은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다. 김상현(35)과 윤요섭(33)이 kt의 중심타선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kt는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20일 트레이드로 영입한 윤요섭과 박용근을 모두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두 선수에 대한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범현 kt 감독은 “밖에서만 봤지 아직 안에서는 보지 못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며 유보적인 생각을 드러냈지만 두 선수의 가세가 팀의 경쟁구도를 가속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중 공격력이 좋은 포수 출신인 윤요섭은 21일 경기에 선발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하며 단숨에 중심타선에 합류했다. 윤요섭은 일찌감치 펀치력이 있는 포수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프로에서 잠재력이 만개한 것은 아니지만 kt 또한 이런 점을 고려해 윤요섭을 트레이드 대상으로 끼어 넣었다. 용덕한 안중열이 버티는 포수진에 당장 포함시키기보다는 지명타자로 활용하며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윤요섭이 포함된 kt의 중심타선은 박경수가 기존 중심타선에 포함되어 있었던 박경수가 6번으로 빠지고 앤디 마르테, 김상현, 윤요섭 순으로 구성됐다. 이 중 김상현과 윤요섭은 몇 차례 팀을 옮긴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재기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SK, LG, kt를 모두 경험한 선수들이다. 야구계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번호이동을 했다”라면서 두 선수가 kt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해태의 지명을 받았던 김상현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LG에서 뛰었으나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하지 못했다. 2군 무대는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폭격했지만 1군에만 올라오면 힘을 못 썼다. 2009년 KIA로 이적한 후 리그 MVP에 오르는 등 전성기를 맞이했으나 2013년 2대2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이후 다시 침체기에 빠져 들었다.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SK의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kt의 유니폼을 입고 재기를 노리고 있다.
윤요섭은 반대의 길이다. 2008년 SK에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한 윤요섭은 성실한 훈련 자세 등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SK의 두꺼운 포수층에서 살아남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2010년 LG로 이적했고 올해까지 뛰었으나 1군에서 확고한 발자국을 남기는 데는 실패했다. 나이를 고려하면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윤요섭이다.
이런 두 선수에게 kt는 기회의 땅이자 약속의 땅이다. 다른 팀에 비하면 비교적 넉넉한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 김상현은 개막 이후 팀 부동의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타율은 2할대 초반으로 낮은 편이지만 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은 살아있음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윤요섭이 매서운 방망이로 뒤를 받치고 박경수가 부담을 덜어낸다면 kt는 이전보다는 나은 타선 짜임새를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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