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현재와 미래’ 최경철·유강남 환상 조합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4.22 13: 00

LG 트윈스 포수진이 이상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베테랑 최경철(35)과 신예 유강남(23)이 자기 몫을 다하며 서로에게 에너지를 불어 넣는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기록만 봐도 둘의 활약은 엄청나다. 최경철은 타율 3할6푼6리 2홈런 OPS 1.043, 유강남은 타율 3할8푼5리 OPS 1.067를 올리고 있다. 도루저지율도 높다. 최경철이 3할5푼3리, 유강남은 4할을 찍는 중이다. 두 포수가 공격과 수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게 계획대로다. LG 양상문 감독은 2015년 스프링캠프에 앞서 최경철을 백업할 두 번째 포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월 시무식에서 양 감독은 “2014년에는 경철이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안겼었다. 2015시즌에는 경철이를 도울 포수를 키워내고, 경철이에게 체력안배를 해줄 생각이다. 그렇게 된다면, 경철이의 타율도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LG 포수진은 스프링캠프에서 김정민 배터리코치의 지도 아래 유강남과 조윤준이 두 번째 포수 경쟁을 했고, 유강남이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다. 현재 최경철에게 일주일 6경기 중 4, 5경기, 유강남에게 1, 2경기를 맡기는 체제로 포수진이 운용되고 있다. 선발투수와 포수를 맞춰가고 있는데 유강남은 주로 임지섭이 등판할 때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 물론 경기 후반 대타나 대주자 투입, 혹은 체력 안배를 생각할 경우에도 유강남이 최경철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쓴다.
최경철은 지난 21일 잠실 한화전에 앞서 “강남이랑 나눠서 경기에 나서다보니, 확실히 체력안배가 수월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타율이 높은 것도 체력안배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솔직히 타율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사실 지난해에는 내가 봐도 어떻게 모든 경기에 다 나갔나 싶다. 지치고 아파도 무조건 나갔었다. 올 시즌은 훨씬 편하게 야구하고 있다”고 웃었다.
덧붙여 최경철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민첩성을 살리기 위해 감량했다. 8kg 정도 뺀 상태다. 포수는 민첩성이 생명이다. 이전에 95kg정도 나갔었는데, 당시보다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내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강남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자기 자리를 찾은 것에 대해 “경철이형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항상 경철이 형과 여러 가지를 공유한다”면서 “사실 3년 전에도 개막전 엔트리에 들었고 기회가 왔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엔트리에 든 것만으로 모든 게 끝났고, 다 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아니다. 내가 할 일에만 충실하고 남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한 만큼, 매일 공부하고 기술적인 부분도 향상시켜야 한다는 생각뿐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강남은 임지섭과 호흡을 맞추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도 전했다. “처음에는 지섭이와 함께 하는 게 부담도 됐었다. 그런데 삼성전에서 지섭이가 7이닝 노히트를 하고 나서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지섭이도 큰 자신감을 얻은 경기였지만, 나 역시 삼성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지섭이의 이미지를 잘 살리는 방법을 알게 된 계기였다”고 했다.
LG는 2011년 겨울 조인성이 이적한 이후 좀처럼 포수진이 자리를 잡지 못했다. 매년 주전포수가 바뀌었고, 두 번째 포수도 변변치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최경철이 신데렐라맨이 된 것에 이어, 올해에는 유강남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나이차이는 크지만, 두 포수 모두 타격보다 수비,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 여기는 모범생이다. 경기에 출장하지 않을 때면 노트에 경기 내용을 빼곡히 적는다. 리그 전체가 포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LG에 있어 최경철과 유강남의 존재는 더없이 든든하다. 최경철과 유강남이 LG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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